뉴스
날씨
'나무무덤'이 된 메타세쿼이아 '숲길'
공유하기
사회부 남효주
hyoju3333@tbc.co.kr
2019년 06월 25일

[ANC]
고령 낙동강변에 심은 나무
2천여 그루가 모두 말라죽었습니다.

지난해 식목일에 식재한 건데요.

부실한 관리로 시민들의 휴식처는 커녕
볼썽사나운 나무들의 무덤으로 바뀌었습니다.

야무진 기자, 남효주 기자입니다.

[REP]

고령 강정보 근처의 한 공원입니다.

무성한 풀들 사이 사이로
어린 나무들이 밑동이 허옇게 드러난 채
잘렸습니다.

그 길이가 3킬로미터에 육박합니다.

뿌리를 보호하는 그물도 제거하지 않은채
죽은 나무들도 있습니다.

아예 땅에 심지도 않고 방치한 걸로 보입니다.

모두 지난해, 한 민간봉사단체가 식목일을 맞아 낙동강 인근에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만들겠다며
심은 나무들입니다.

[s/u]
"본래 계획대로라면 이곳에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조성되어 있어야하지만,
보시다시피 인근에서는 제대로 된
메타세쿼이아 나무조차 찾아보기 힘듭니다."

당시 이 단체가 5천여 만원을 들여
심은 나무 2천2백여 그루가 일년새 죽고
겨우 50그루만 살아남았습니다.

결국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의
무덤이 되어버린 흉물스런 풍경에
인근 주민들은 아연실색합니다.

[INT/ 박주덕 인근주민]
“살아있는 걸 심어놓고 관리를 안해가지고 죽은 나무가 90% 가까이 됩니다. 길이도 2km가 넘는데, 진짜 눈물납니다 눈물 나. 누구든지 입장을 뒤바꿔 생각해보란 말이에요.”

해당 단체는 1년 동안 살수차까지 동원해
관리했지만 지난해 폭염 때문에
나무들이 말라 죽었다고 해명합니다.

[INT/ 정두흥 당시 주관대표]
“(저희도) 사정을 알죠... 그거 행사하고 난 뒤에도 1년 가까이를 야간에 들어가서 물 주고 노력을 엄청나게 했습니다. 무조건 재식목을 하든지... 살리려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고령군은
나무 관리와 유지의 책임은
해당 단체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나무만 심고 보자는 식의
식목 행사가 아니라, 가꾸고 키우는데
더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일깨워주는
현장입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

주요 뉴스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