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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의 허술한 가격 결정.. 혈세 여전히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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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남효주
hyoju3333@tbc.co.kr
2020년 07월 07일

[ANC]

토목공사에서 땅을 다지기 위해
반드시 들어가는 연성 그리드라는
자재가 있습니다.

4년 전 조달청이
이 자재를 시중가보다 2~3배 높은 가격에
구매하고 있다는 TBC 보도 이후
자체 감사에다 검찰 조사까지 벌였는데요.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지금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남효주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REP]

지난달,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온
연성그리드형 토목용 보강재 입찰 공고입니다.

토목공사에서 지반을 다질 때
바닥에 깔아 땅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자재로,
조달청이 제시한 가격은 1억 8천여만 원입니다.

[s/u]
제 뒤로 보이는 이것이 바로 그리드입니다.
흙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토목기초공사에
반드시 필요한 자재입니다.
그렇다면 나라장터에서 억대에 입찰된 이 자재,
과연 시중에서 사면 얼마일까요?
[out]

1억 4천여만 원에 투찰한 업체에
얼마에 살 수 있는지 직접 물었습니다.

[cg]
업체가 밝힌 가격으로
입찰공고에 나온 수량만큼 그리드를
샀을 때 드는 비용은 6천 7백여만 원.

조달청이 제시한 가격은 물론
평균 낙찰가가 80% 선에 결정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cg-out]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업체는 조달청을 통해
재고 처리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럼 다른 업체들은 어떨까?

[cg2]
전국 그리드 제조업체 5곳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물어본 가격을
같은 수량으로 환산해보면
5천 4백여만 원에서 6천 5백여만 원 수준.

역시 조달청이 제시한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cg-out]

혹시 제품이 다른 건 아닌지
물었지만 같은 제품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sync/ B 그리드 업체]
"예 똑같은 제품입니다. 도로 공사 같은데, 국가에 납품하는 업체예요. 직접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sync/ D 그리드 업체]
"관급이든지 사급이든지 상관없어요. 들어가는 게 따로 있는 건 아니니까. 같은 제품이니까."

4년 전, 조달청이 같은 제품을
시중가보다 2~3배 높은 가격에 산다는
TBC 보도로 조달청이 자체감사에다
검찰조사도 받았지만 달라진 게 없는 겁니다.

[INT/ 김상규 당시 조달청장 (2016.01.06)]
“잘못된 기업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벌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야 시장의 질서가 잡히지 않나..”

그런데도 조달청은 여전히 시장 가격보다
훨씬 높게 적정가격을 책정해 업계에서는 낙찰만 받으면 로또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sync/ 그리드 업체 관계자]
" (관급 낙찰 받으면) 로또 잡은 거죠. 따지고 보면. 판매하는 사람은 기분 좋겠지만 그렇죠,
근데 다 국가 세금이잖아요 따지고 보면."

이에 대해 조달청은 물가정보지와 시중 제조업체의 견적 등을 고려해 적정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NT/ 하태선 대전지방조달청 자재구매과장]
"정확하게 (조사한 후) 사실이라면 저희들도 가격조사를 면밀히 해서 올바른 가격으로 형성이 돼서 구매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달청의 시장가격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민 혈세만 계속 줄줄 새고 있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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