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으로 바뀐 '해외취업'...투자사기 도구로

사회부 한현호
3h@tbc.co.kr
2024년 05월 21일

[앵커] 미얀마에 범죄조직을 두고 대규모 투자사기를 벌인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해외취업을 시켜준다는 범죄조직의 말에 속아 이국으로 간 청년들은 여권을 뺏기고 감금당한 채 범행의 도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현호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드라마-모범택시2 中]
해외취업을 시켜준다는 말에 낯선 이국 땅을 밟은 청년들.

[드라마 중 씽크]
""핸드폰 좀 다들 줘보실래요. 이게 현지 유심칩으로 바꿔 끼우고 다시 돌려드릴게."

휴대전화를 빼앗긴 뒤 무장세력에게 끌려가 감금되고 범행을 강요당합니다.

단지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청년들을 가득 태운 보트가 태국 메콩강을 건넙니다.

해외취업의 희망을 안고 이들이 향한 곳은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이 만나는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하지만 이들을 기다린 건 악몽 같은 현실이었습니다.

감금과 폭행에 시달리며 범죄조직의 볼모가 된 겁니다.

[장성철/대구경찰청 형사기동1팀장]
"여권하고 핸드폰 다 빼앗기고 무장을 한 사람들이 지키고 있는 건물에 감금이 돼 있었다, 그렇게 진술을 했고 또 외출 이런 부분도 다 제한을 당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부 폭행을 당한 사례도 확인이 됐습니다."

투자사기 총책 30대 A씨 등은 이들을 바람잡이로 앞세워 오픈채팅방을 통해 본격적인 투자리딩 사기판을 벌였습니다.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큰 수익을 낸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투자자가 환급을 요구하면 잠적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308명, 피해금액은 256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A씨 등 37명을 검거해 19명을 구속송치하고 해외로 달아난 다른 총책 B씨 등 6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도 일자리를 미끼로 피해자 4명을 미얀마에 감금한 뒤 투자사기 범행을 강요한 혐의로 50대 남성이 구속기소되는 등 최근 비슷한 범죄가 이어지고 있어 차단 대책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TBC 한현홉니다. (영상취재 김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