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역 농축협까지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의성축협이 부동산 대출 부실로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조합원 상당수는 자신들이 힘들게 모은 각종 자금을 대출금 손실 처리에 썼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남효주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기자]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의성축협,
8백여 조합원과 함께 꾸준히 성장해 왔지만 지난해 61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의 최대 규모입니다.
해마다 15억 원 안팎의 흑자를 내 왔는데 갑자기 적자로 돌아선 겁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주된 배경입니다.
의성축협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시작한 건 지난 2010년, 하지만 최근 급속히 부실화되는 걸 감당하지 못해 결국 60억 원 상당을 지난해 결손 처리했습니다.
여기에다 향후 대출금을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도 100억 이상 늘려 적자 폭을 키웠습니다.
[의성축협 관계자 "(적립하는 것이) 농협중앙회 지도 지침이나 이런 것도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고, 그렇게 해야 조합의 부실채권도 정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득이 충당금을 (적립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적자 피해를 자신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결손 처리를 위해 사용한 돈은 사업준비금과 법정적립금, 사업활성화적립금입니다.
금액이 가장 큰 사업준비금의 경우 조합원이 축협을 통해 각종 농자재를 구매하는 등 사업 이용 실적에 따라 모은 적립금으로 향후 조합을 탈퇴할 때 받는 일종의 '퇴직금'이란 설명입니다.
[축협 조합원 "황당하죠. 이럴 수가 없죠. 연금으로 쓰려고 하는 것이 다 빼앗기는 거잖아요. 아무것도 없잖아요."]
[축협 조합원 "(조합원) 평균 연령대가 65세 이상이거든요. 그럼 70대에 이분들이 복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습니다. 그걸 소각한다는 것은 그런 분들 생활을 완전히 못하게 하는 거죠."]
축협을 오랜 기간 더 많이 이용한 조합원들이 부실 대출 처리 과정에 더 많이 불이익을 받는 셈입니다.
[의성축협 관계자 "손해를 끼친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배당을 많이 해서 2~3년 내로는 손실을 보전하려고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 적자가 나면서 출자금과 이용 실적에 따른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해 조합원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금융 부실의 뇌관이 될 거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조합원인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도윤, CG - 최성언)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