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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묘한 '불법' 수의계약...중구 수의계약 비중 전국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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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명 기자 (light@tbc.co.kr)
2025년 02월 16일 21: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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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TBC는 지난 달 배태숙 전 대구 중구의회 의장이 가족 운영 업체를 동원해 중구청 발주 사업을 따낸 불법 수의계약 실태를 전해드렸는데요.

당시 중구의 수의계약 비율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느슨한 수의계약 조건을 악용한 유착의 고리를 끊어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정진명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2023년 대구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이 발간한 시화집입니다.

당시 공모를 통해 지역 업체가 사업을 따냈지만, 알고보니 배태숙 전 중구의회 의장 가족 명의의 유령회사가 제작한 뒤 사업비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표지에 활자체, 즉 폰트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도용 문제가 불거지자 저작권 사용 권한이 있는 한 문화사를 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폰트 제작업체 관계자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에서는 저희한테 라이선스를 구입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재단 측 관계자가) 외주 용역을 주셨다 그래서 00문화사라 해서...00문화사 같은 경우에는 저희 고객사니까 (폰트 사용에) 문제가 없거든요."]

275만 원짜리 사업을 따내기 위해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도 발주처인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은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했습니다.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 관계자 "저희는 00 문화사라는 회사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저희랑 거래 자체를 한 적도 없고... 그때 책임자가 본인이 잘 얘기해서 정리하겠다..."]

TBC 보도 이후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문제는 유령회사에 관련 없는 회사까지 끌어들일 정도로 수의계약 제도가 허점 투성이란 겁니다.

배 전 의장의 불법수의계약 의혹이 감사원 적발로 드러난 2022년 중구의 수의계약 비율은 무려 67.83%, 전국 243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31.77%, 대구시와 8개 구군 평균 30.54%와 비교해도 2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시민단체는 반복되는 불법 수의계약을 막기 위해 수의계약 요건을 단순히 계약 가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업체 이력을 확인하고 제재하는 등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강금수 /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수의 계약 요건이 너무 느슨합니다. 부가세 포함해서 2천200만 원 밑으로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돼 있거든요. 유사한 사업의 경우 쪼개서 할 수 없도록.."

서울과 경기 지역은 수의계약 자체 심의를 강화하거나 계약 총량에 제한을 두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행정 편의적인 수의계약이 남발하고 검은 유착의 고리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 지자체 차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CG 최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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