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성을 시작으로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까지 경북 5개 시군에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낸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습니다.
피해 조사는 겨우 끝났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3천여 명은 갈수록 지쳐가고 있고 복구도 막막한 상황입니다.
정 성 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재민 50여 명이 머물고 있는 안동 길안중학교 체육관입니다.
산불이 발생한 뒤 한 달이 됐지만 갈 곳을 잃은 이재민들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령의 어르신들은 갈수록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재민 "작은 하우스에 아들하고 둘이 자니까 아주 불편하고 물건 놓을 데도 없고..."]
[이재민 "연기를 먹어 가지고 눈도 답답하고 지금도 눈이 따끔따끔 하세요? 예. 신경쓰고 하니까 (병원에서) 주사 또 맞고 왔어요."]
이번 산불로 아직까지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대피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은 3천501명에 달합니다.
이들에게 당장 임시주택 2천7백여 채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안동과 의성, 영덕, 영양에 62채만 설치됐고 입주한 이재민은 10여 명에 불과합니다.
경북도와 피해 시군은 다음 달 말까지 임시주택 입주를 완료할 계획이지만 부지 선정과 기반 공사 등으로 쉽지 않아 보입니다.
피해가 심한 남후농공단지 내 업체를 비롯해 기업과 소상공인들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가 '직접 생산 확인'제도를 최대 2년 유예해 협력업체와 생산은 가능해져 영업의 지속성을 보장받았지만, 관련 특별법 제정이 늦어지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피해업체 대표 "기업은 정말 세금을 내면서 국가에 기여를 하는데 그 보호를 국가가 안 해 준다면 어디서 해줍니까?"]
현재까지 잿더미가 된 산림 면적도 9만 9천여 ha로 역대 최대 규모로 잠정 집계되고 있습니다.
공공과 사유 시설에 대한 정부 합동 피해 조사가 최근 끝났는데, 전체 피해액은 1조 원이 넘고 복구비도 2조 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긴급 추가경정예산안이 편성돼 국회와 경북도의회에서 최종 통과 절차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김학홍/경북도 행정부지사 "단순한 원상 복구가 아니라 산불 피해 이전보다 훨씬 나은 개선된 복구, 또 재창조를 통한 새로운 지역 만들기에 행정력을
집중하겠습니다."]
산불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은 최초 발화지로 지목된 의성군 안평면 야산과 또 다른 발화지 안계면 용기리 과수원에서 현장 감식을 벌였습니다.
안평면 산불은 성묘객 실화, 안계면 산불은 영농 소작물을 태우다 번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과수 감식결과가 나오면 용의자 소환 조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경북 5개 시군을 초토화한 산불이 발생한 지 벌써 한 달이 됐지만 복구가 막막한 상황에서 이재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TBC 정성욱입니다.(영상취재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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