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국립대구과학관 환경미화 부서 여직원들이 상사에게 상습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해왔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피해자를 상대로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조사위원이 평소에 치마를 자주 입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하는가 하면 가해자와 화해를 종용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진명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립대구과학관 내 성비위 사건으로 자체조사위원회가 열린 건 지난 20일.
환경미화 부서 여직원이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성폭력에 시달렸다는 진정을 노동청에 접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질문이 쏟아집니다.
[조사위원 "평소에 그러면 치마를 많이 입으셨나요?" 일을 할 때는 무조건 작업복 (입죠)""아니 그런데 출퇴근이라든가 평소에 치마를 선호하시는지 바지를 선호하시는지"]
심지어 형사 고소가 진행 중인 직장 내 성비위 사건을 두고 가해 직원과 화해를 종용하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습니다.
[조사위원 "만약에 정 씨가 미안하다 잘못했다. 앞으로 안 그럴게 그러면 화해할 용의는 있습니까
없어요. 과학관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요."]
피해 직원을 상대로 한 조사위원회는 1시간 가량 진행됐습니다.
외부전문가와 노조측 인사 등 2명이 위원으로 참석했는데, 둘다 남성이었습니다.
[CG]성희롱 피해를 당한 여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TBC 지적에 대해 노조측 인사는 "사건 당시 치마를 입은 것과 바지를 입은 게 엄연히 달라 물어봤을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주먹구구식 조사로 피해자가 2차 가해를 겪었다고 주장합니다.
[송경인/대구 여성의 전화 대표 "불필요한 질문일 뿐더러 명백한 2차 피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조사의 원칙을 육하원칙에 따라서 질문을 해야 하는 거죠. 치마를 입는 문제는 이 사건과 별개죠."]
국립대구과학관측은 증인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조만간 2차 조사위원회를 열 계획이라며, 현재로서는 어떤 말도 해줄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 이상호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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