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군이 어제(29일) 포항에서 발생한 해상 초계기 추락 사고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희생자 4명에 대한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가운데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하나둘 알려지면서 유족들은 오열했습니다.
비행기록장치는 사고기에 설치되지 않아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박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스물 여섯, 늠름했던 아들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오늘(30일) 생일 휴가를 나온다고 했지만 강신원 중사는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하루 차이였습니다.
[고 강신원 중사 유족 "오늘 집에 온다고 했잖아, 우리 아들 어떡해..."]
조종사 박진우 소령은 소꿉친구였던 동갑내기 부인과 27개월 아들을 남겨둔 채 떠났습니다.
해군에 25년간 몸담았던 그의 장인은 사위가 책임감이 남달랐던 참군인이라고 전했습니다.
[엄인재 /고 박진우 소령 장인, 예비역 해군 원사 “해군으로 비행기 운항한다는 자체에 대해서 엄청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고 목표는 (해군) 항공사령관까지 자기는 무조건 할 거다 (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포항 해군 항공사령부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는 유족들의 오열이 가득했습니다.
오후 내내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고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도 이곳을 찾았습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군이 공개한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오른쪽으로 향하던 초계기의 앞머리가 갑자기 수직에 가깝도록 추락합니다.
조종간 작동을 통해서는 나올 수 없는 움직임이고 엔진 계통의 기계적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항공 관계자들 이야기입니다.
기상 여건은 양호했고 추락 1분 전 관제탑과의 교신에서도 비상 상황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종사인 고 박진우 소령은 5년 가량 포항에서 근무해 현장 인근 비행 환경에도 익숙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추락한 P-3CK 기종은 2030년 도태될 예정이었습니다.
해군은 포항시 동해면 사고 현장에서 감식을 진행하고 음성녹음저장장치를 회수했지만 블랙박스로 불리는 비행기록장치는 사고기에 설치되지 않아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해군은 희생자 전원에 대해 순직을 결정하고 1계급 추서하는 한편 장례를 해군장으로 엄수하기로 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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