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TBC는 영천 한 폐기물 처리업체가 산더미처럼 폐기물을 쌓아 창고가 터졌다는 소식을 최근 전해드렸는데요.
비단 영천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취재 결과 경북의 다른 지역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모두 농촌 지역이었습니다.
폐기물 투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농촌 실태를 서은진 기자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천시 농소면 한 마을에 들어선 폐기물 처리업체.
공장 안도 모자라 바깥 야적장을 가득 메운 폐기물로 울타리가 기울어질 정도입니다.
하늘 높이 쌓아 올린 폐기물에는 폐그물과 전선 피복재 그리고 생활 쓰레기 등이 마구잡이로 섞여 있습니다.
"방치된 폐기물은 공장 밖까지 쌓여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마대가 터져 내용물이 밖으로 쏟아지는 등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에 쌓인 폐기물 양은 2천5백여 톤.
허용 보관량의 4배에 달합니다.
김천시가 폐기물 방치를 이유로 영업정지를 처분했지만, 업체에서 행정 소송을 제기해 2년째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김천시 자원순환과 관계자 "저희는 (폐기물 처리 이행 보증금을) 받아서 처리하려고 진행 중인데 자기가 영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취지로 행정 소송을 제기를 하신 상태여서..."]
최근 영천에서도 폐기물 무게를 못견디고 공장 건물 옆면이 터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농촌에 감당할 수 없는 폐기물을 반입해 방치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부터 5년 동안 발생한 불법 폐기물 양은 전국적으로 31만여 톤,
이 가운데 경상북도 등 농촌 지역이 많은 6개 도에서 전체 발생량의 80%인 25만여 톤이 적발됐습니다.
건물 임대료가 싼 농촌에 우후죽순 폐기물 업체가 들어서 실제 폐기물을 재활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겁니다.
[불법 폐기물 감시 환경 운동가 "5천 톤, 만 톤씩 쌓아놓고 경영이 어려워 해결 못 하고 있다. 이러면 경영상의 문제기 때문에 이 사람들한테 결국은 행정처분이 약해요. 요즘은 투기를 안 하고 보관량 초과를 하려는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폐기물 재활용 업체 50% 이상이 5인 이하 영세 사업장으로 경기 침체로 폐업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지역 사회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지방 소멸로 활력을 잃어가는 농촌이 불법 폐기물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TBC 서은진입니다. (영상 취재 김남용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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