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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TK 어르신]대구 노인 영양관리 '꼴찌'...혼밥.배달에 의존
박동주 기자
2025년 12월 07일 20: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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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TBC는 초고령사회를 맞아 위기에 직면한 지역 어르신 실태를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가장 기본적인 먹는 문제를 짚어봅니다.

노인실태조사 결과 대구 어르신 영양 관리가 전국 꼴찌로 나타났고 경북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갈수록 고립되는 어르신들이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는 건데, 박동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대구 두류공원.

점심시간을 앞두고 수백 명의 어르신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따뜻한 한 끼를 나누는 '사랑해밥차'를 이용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먼 길을 찾아온 겁니다.

"한낮인데도 체감 온도가 영하권으로 떨어졌는데요. 이런 추위 속에서도 이곳은 한 끼를 해결하려는 어르신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배식이 시작되자 봉사자들의 손이 바빠집니다.

주름진 손에 들린 식판에 담긴 밥과 반찬은 허기진 배와 마음을 따뜻하게 채웁니다.

[최덕선(76세) / 대구 성당동 "(밥차가) 없을 때는 집에서 뭐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 먹고 어떨 때는 뭐 밥이라도 해 먹고 하는데, 이거(밥차) 같이 즐거운 게 없습니다, 연세 드는 사람들은."]

그렇다면 대구 어르신 영양 관리 상태는 어떨까?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대구 노인 영양 관리 '양호' 비율은 52.5%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경북도 전국 평균에 7%P 이상 못 미치면서 지역 어르신 영양 상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영양 관리 지표를 보면 '거의 매번 혼자서 식사한다', '장보고, 음식 만들고, 식사하는 것이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다' 등 고립된 어르신의 어려움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김흥식(75세) / 대구 두류동 "그래도 여기는 오면은 반찬이 많아 가지고 밥 한 끼 맛있게 먹어요. 혼자 먹는 건 맛이 없고, 여럿이 여기서 밥을 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이렇게 혼자 밥을 챙기기 어렵다 보니 외부 음식 의존도도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음식 배달이나 외식을 하는 비율이 대구가 75.4%로 전국 두 번째, 경북이 전국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지자체의 식사와 밑반찬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을 보면 대구는 10%로 압도적인 전국 1위입니다.

전문가는 낮은 영양 관리 점수와 높은 외부 음식 의존도는 결국 어르신 영양 악화로 이어진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한상윤 / 세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런 식생활이 영양 균형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를 해야 될 것 같고요.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라고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역 경로당이나 밥차에선 점심만 주고, 지자체 음식 배달 사업도 저소득 어르신에 한정돼 좀더 포괄적인 노인 영양 대책이 필요합니다.

전국 최하위 수준의 지역 어르신 영양 관리 실태, 갈수록 고립되는 노년층에 영양 부족이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TBC 박동주입니다. (영상 취재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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