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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건물만 덩그러니?...문무연구소 개소 '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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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12월 22일 21: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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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형모듈원전, SMR 개발을 담당할 경주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1단계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문을 열 것으로 기대됐는데 알고보니 일할 인력을 확보하는 작업이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자칫 수천 억짜리 건물만 짓고 방치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큽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원자력잠수함 얘기를 꺼냅니다.

[이재명 / 대통령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께서 결단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원자력잠수함을 만든다면 이곳에 탑재할 소형 원자로 제작은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주도할 전망입니다.

정부가 경주 감포읍에 건립 중인 문무대왕연구소는 글로벌 개발 경쟁이 치열한 소형 원자로, 특히 SMR 개발에 특화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분원입니다.

1단계 사업에 총 3천3백억 원, 지방비도 1천4백억 원이 투입되는데 착공 4년 만에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됐습니다.

총 16개 시설 가운데 연구.행정과 환경관리, 분석 시설 등 15개의 공사가 이달(12월)에 끝나고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의가 필요한 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만 2027년 완공 예정입니다.

[우상익 /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원자력기반조성단장 “(특정 연구시설이 필요없는) 소프트웨어 방식의 연구는 (2026년) 1월부터 가능하고요. 제반 절차와 여건만 된다면 내년에는 개소를 할 수 있을 거로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무 인력이 장기적으로 5백 명 안팎에 이를 거라는 구상과 달리 당장 이곳에서 일할 사람을 확보하는 게 감감합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9월에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문무대왕연구소의 역할과 운영, 지원 방안 등을 논의 중이지만 성과가 없는 상태,

노조는 대전 본원 직원 대부분이 감포로 가는 걸 꺼리는 데다 경영진의 소통 노력도 부족했다며 내년 문무연구소 개소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어확 / 과학기술연구전문노조 한국원자력연구원지부장 “강제로 내려보낸다고 하면 아마 엄청난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겁니다. 근로조건 아니면 정주 여건 이런 부분이 개선돼야 하는 건데...”]

더구나 현재 원자력연구원장의 임기가 이미 만료돼 새 원장이 올 때까지 주요 결정이 나오기 힘든 상황입니다.

지자체도 뚜렷한 대책이 없습니다.

경주시는 장기적으로는 SMR 테크노폴리스 건립을 구상 중이지만 현재로선 문무연구소 관련 조례가 없어 이들의 정착을 지원할 근거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덩그러니 건물만 짓고 정작 일할 사람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래 에너지의 산실이라는 당초 조성 목적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도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CG 변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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