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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희망]영덕 지키는 '산불 영웅' 수기안토 씨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6년 01월 16일 20: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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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경북을 지키는 청년을 소개하는
연중기획 ‘청년이 희망이다', 순섭니다.

오늘은 영덕에서 9년째 어업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이주 노동자를 만나봅니다.

지난해 초대형 산불 현장에서 여러 명의 목숨을 구해 영웅으로 떠올랐던 수기안토 씨입니다.

박철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해를 맞아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말쑥하게 차려입은 외국인 청년이 이재명 대통령 앞에 섰습니다.

[현장음“대통령 표창, 경상북도 영덕군 축산면 경정 3리 수기안토. 이하 내용은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국적의 이주노동자 31살 수기안토 씨,

2017년부터 영덕 경정 3리에서 선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3월 영웅이 됐습니다.

초대형 산불이 덮친 밤, 동네 이장, 어촌계장과 함께 마을 곳곳을 돌며 잠자던 주민들을 대피시킨 겁니다.

화마를 피해 몸이 불편한 어르신 7명을 업고 뛰었던 그야말로 목숨을 건 순간이었습니다.

[수기안토 / 영덕 거주 인도네시아 선원 “그때는 무슨(아무) 생각도 없었어요. 그냥 사람 다 안 죽으면 괜찮아요. (모두 대피시킨 뒤) 10분 있다가 다 타버리고 없었어요.”]

이 사실이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언론에 잇따라 보도됐고 한국에 장기 체류하며 일할 수 있는 F-2 비자도 발급받았습니다.

하지만 산불 이후 어구가 타 버려 한동안 일을 못하고 고국으로 떠났다가 두 달 전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유명인사가 됐지만 일상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수기안토 ”하루 (일하는 시간이) 5시간, 6시간 ... 겨울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어선을 타고) 작업을 몇 번 못했습니다. 지금은 대게도 없어서 고기도 없어서(잘 안 잡혀서) 올해는...“]

9년째 1년의 절반 넘게 머무르고 있는 경정 3리는 제2의 고향입니다.

구수한 사투리를 곁들이며 궂은 일도 척척 해주는 수기안토 씨는 마을 어르신들에겐 대견하고 듬직한 동네 청년입니다.

[현장음 ”수기, 너 고향 가지 말고 여기 살아라. 와이프 불러서 여기 살아라. 여기 오너라, 이제는.“]

[경정 3리 어르신 ”힘든 일이 있으면 무거운 거 있으면 다 도와주고. 진짜 잘 합니다. 일도 잘하고...“]

인도네시아 출신 후배들과 함께 어업 현장의 인력난을 메우고 있는 수기안토 씨,

새해엔 한국을 더 잘 알기 위해 한국어를 열심히 배울 계획입니다.

늘 보고 싶은 이역만리의 아내와 6살 아들이 삶의 희망입니다.

돈을 모아 인도네시아에 편의점을 차리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습니다.

[수기안토 ”(아들이) 좀 있으면 학교 다니잖아요. 편의점을 만들기 위해서 올해는 돈을 좀 많이 벌어야죠.“]

한국 젊은이들을 대신해 묵묵히 어촌을 지키는 영덕 청년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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