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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 책임 있다...희망원 인권 침해 첫 배상
박동주 기자
2026년 02월 05일 21: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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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시립희망원에 강제 수용돼 24년 동안 지냈던 60대 지적장애인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2016년 희망원의 인권 침해 사실이 알려진 지 꼭 10년 만인데요.

34살 한창나이에 끌려가 20년 넘게 감옥과 같았던 곳에서 보내야 했던 피해자는 재판에서 이겼는데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박동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환갑을 넘긴 지적 장애인 전봉수 씨.

그의 인생 시계는 34살이던 1998년, 천안역에서 멈췄습니다.

밥을 사주겠다는 낯선 이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대구시립희망원.

그날 이후 전 씨는 24년 동안 감옥이나 다름없는 시설에서 지내다, 2016년 희망원의 인권 침해 실상이 알려지면서 다시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전 씨는 인권 침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국가에서 13억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전 씨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전봉수 / 대구희망원 강제수용 피해자 (기분이랑 생각이 어떤지 한 번 얘기해 주세요.) "..."]

재판부는 전 씨가 연고지 조사도 없이 강제 수용됐고, 장기간 감시와 감금 등 인권을 침해받았다는 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강수영 / 전봉수 씨 변호인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장기간 수용했던 것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은 사건입니다. 최소한의 노력만 했다면 이분이 20년 넘게 시설에 집단 수용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송은 쉽지 않았습니다.

국가를 대리한 법무부는 전 씨가 스스로 희망원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끝까지 책임을 회피해 왔습니다.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상고를 취하했던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

법원이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청년 시절 타지로 끌려왔던 전 씨에게 빼앗긴 20여 년의 세월은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런 전 씨가 꺼내놓은 간절한 소망은 그가 겪은 고통에 비하면 너무나 작고 소박합니다.

[전봉수 / 대구희망원 강제수용 피해자 "희망원으로 납치되기 전처럼 다시 가족하고 살고 싶어요."]

TBC 박동주입니다. (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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