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대구 망월지에 300만 마리에 이르는 새끼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올해 태어난 새끼들은 3년 전, 망월지 수문 개방으로 올챙이들이 집단폐사한 이후 살아남은 성체들이 산란한 개체라 의미가 더 큰데요.
박가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사람 손톱만 한 것들이 떼를 지어 움직입니다.
엉금엉금 기거나, 폴짝폴짝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전국 최대의 두꺼비 산란지, 망월지에서 부화한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한 겁니다.
하루종일 이동하는 거리는 200m 남짓.
이동하는 두꺼비들의 로드킬을 막기위한 펜스도 곳곳에 설치됐습니다.
"이곳 저수지에서 이동을 시작한 새끼 두꺼비들은 이 길을 따라 약 20일에 거쳐 욱수산을 비롯한 서식지로 이동하게 됩니다."
매년 이맘때면 나타나는 두꺼비들은 시민들에게도 특별한 존재입니다.
[정난향/경산시 서상동 "그저께는 새끼 두꺼비들이 꼬물꼬물 이렇게 기어갔습니다. 보면 참 재롱스러워요. 절 안에 들어오기도 해요. 그러면 이제 우리 보살들이 못에 갖다 넣어주기도 합니다."]
올해 돌아온 두꺼비들이 유독 반가운 건, 3년 전 집단폐사 사건 때문입니다.
2022년 4월, 망월지 수리계 대표가 인근 개발행위에 제약이 따르는 것에 불만을 품고 수문을 일방적으로 개방했습니다.
당시 올챙이 99%가 수분 부족으로 폐사했던 상황.
전문가들은 당초 살아남은 개체들이 성체가 되는 올해, 망월지에서 태어나는 두꺼비가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예년과 비슷한 1천여 마리의 두꺼비가 산란지를 찾으면서, 올해도 300만 마리에 가까운 개체들이 부화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수성구는 오는 2029년까지 망월지 일대 사유지를 사들여, 두꺼비 산란지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입니다.
[김홍근/대구 수성구 녹색환경과 팀장 "그런 이벤트(수문개방)가 계속 일어났다면 아무래도 감소했을텐데 다행히 그런 일이 더 이상 발생 안 했으니까... 예년과 비슷하게 내려왔습니다. 다행히도."]
건강한 환경의 지표로 꼽히는 두꺼비, 그 생태적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TBC 박가영입니다.(영상취재 김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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