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함지산 산불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산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에서 집중 호우라도 쏟아진다면 토사가 민가를 덮칠 수 있는 상황인데요.
응급 복구가 이뤄졌다고 하지만, 땜질식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가영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산불이 휩쓸고 간 대구 함지산.
산등성이를 따라 마치 폭격을 맞은 듯 군데군데 시커멓게 그을린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속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나무들은 통째로 숯덩이로 변했고, 땅 속 뿌리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당장 장마가 시작된다는데 비를 막아주는 '우산효과'와 흙을 잡아주는 '말뚝효과'가 모두 사라진 셈입니다.
"불에 그을린 지반은 이렇게 발만 살짝 디뎌도 흙이 쓸려내려 갈 정도로 지지력이 약해진 상태입니다. 극한호우가 내릴 경우 계곡에서 엄청난 양의 토사가 쏟아져 내려올 수 있다는 겁니다. “
주민들의 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근 주민 "(재선충)병든 나무를 베서 쌓아놨는데, 그게 다 타서 지금 이 뒤에 다 굴러 내려와 있다니까. 비가 오면 저거 아직까지 나무뿌리가 있으니까 좀 힘을 주려나 몰라도 그거는 장담할 수 없지."]
산림청 긴급 진단에 따라 함지산 일대 골막이 공사가 진행중인 지점은 모두 12곳.
골짜기를 따라 상류에는 사방댐 형식의 골막이가 설치됐지만, 정작 민가와 인접한 하류 3곳은 임시방편으로 1톤 짜리 마대만 쌓았습니다.
마대로 버틸 수 있는 토사량이 고작 5톤 정도에 불과합니다.
여기에다 규모가 작은 골짜기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중진/대구안전실천연합 대표 "형식적으로 설치돼 있다 보니까 바로 휩쓸릴 수밖에 없고, 특히 민가에 가까운 부분에는 제대로 보완해서 설치를 해야될 것을 당부를 드리겠습니다."]
대구 북구는 골짜기를 따라 조야,동명으로 이어지는 구간 광역도로 개설이 예정돼 있어 부득이하게 마대로 시공했다며 응급 복구를 마친 후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정철웅/대구 북구 "추가적으로 기본 용역 계획을 수립해서 조림 방법, 또 자연적으로 놔둘 부분 또 사방이 필요한 부분 이런 모든 걸 종합적으로 저희가 계획을 다시 짜서 그렇게 복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산불로 인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또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TBC 박가영입니다.(영상취재 김남용,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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