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시험관 시술이 늘어나면서 다둥이를 임신하는 예비 부모님들이 늘고 있는데요.
저출생 시대에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태아 보험 가입이 안 된다고 합니다.
보험이 가장 필요한 산모들이 정작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남효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정상훈, 여해슬 부부에게 기적 같은 일이 찾아왔습니다.
난임 판정 후, 6개월의 시험관 시도 끝에 세쌍둥이를 임신한 겁니다.
기쁜 마음에 남편인 정 씨가 태아 보험에 가입하려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받아주는 보험사가 한 곳도 없었습니다.
태아 보험 가입을 먼저 권유하던 보험사들도 세쌍둥이란 말에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정상훈/세쌍둥이 아빠 : "'세쌍둥이는 가입이 안됩니다. 순산하시고 어린이 보험을 드세요.' 이런 식으로 무책임한 (답을)...큰 맘 먹고 '세쌍둥이를 낳자' 하고 으쌰으쌰 했는데 뭔가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결국 임신 28주 차에 걱정하던 일이 발생했습니다.
자궁수축이 진행돼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겁니다.
[여해슬/ 세쌍둥이 엄마]
“수축이 너무 심한 거예요. 그래서 입원을 하라고 하는데 갑자기 돈 걱정이 너무 심하게 돼서...”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다태아 비율은 5.2%, 10년 전보다 2%p 늘었습니다.
난임 부부가 증가하면서 시험관 등으로 아기를 가지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로 보험사들이 인수를 꺼리면서 다태아 태아 보험 가입률은 고작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지난해 금융당국까지 나서 삼둥이 이상 다태아를 임신할 경우 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강제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보험이 가장 필요한 산모들이, 정작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남승협/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산부인과 교수]
"(다태임신의 경우) 자궁이 제한되어 있는데 공간을 같이 쓰다보니까 저체중아가 많고요. 조산, 조기양막파수 같은 확률이 단태임신에 비해서 더 높게 나타납니다."
이런데도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온갖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