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을 다 지었지만, 팔리지 않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대구와 경북에서 7천 가구를 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 CR리츠가 미분양 주택을 할인된 가격에 매입해 임대에 나서는 사례가 늘면서 집값 하락을 우려한 기존 분양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종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 말 기준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3천 776가구로 한 달 전보다 5백 가구 넘게 늘었습니다.
대구 다음으로 심각한 경북은 3천 308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인데, 전달에 비해 6백 가구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증가세도 가파릅니다.
대구는 지난해 12월 말 2천 가구 중반에서 올해 1월 말 3천 가구대로 진입했고, 지난해 12월 말 기준 넉 달 만에 1천 가구 넘게 늘었습니다.
경북도 지난해 12월 말 2천 가구 초반에서 해가 바뀌자 2천 가구 중후반대로 늘더니, 작년 말에 비해 1천 가구 넘게 증가했습니다.
비수도권 지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1/3정도가 대구와 경북에서 나오는 셈입니다.
[ 이지현 /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 부연구원 "PF사업 구조상 대주단의 의사 결정이 복잡해서 시공사 주도의 할인 분양이나 대물 인수 등 다양한 미분양 해소 방안이 실제로는 거의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에서 내세운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 CR리츠 등록도 느는 추세입니다.
1호 CR리츠인 대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에 이어 경주에도 CR리츠 등록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1호 CR리츠를 설립한 JB자산운용이 추진하는데, 최근 한국부동산원에 CR리츠 등록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구에도 분양률이 낮은 힐스테이트대구역퍼스트 1차, 2차도 CR리츠 등록이 검토되고, 다른 미분양 아파트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CR리츠가 운용됐거나 추진 중인 아파트의 기존 분양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1호 CR리츠인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기존 분양자들은 CR리츠에서 분양가보다 낮게 매입해 전세가가 낮게 형성되고 집값도 최소 1억 원 이상 떨어졌다며 CR리츠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출도 받기 어려워 집을 팔 수도 없다며 CR리츠에서 자신들의 집을 분양가대로 매입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 강호본 / 대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 "재산권은 깎이면서 저희의 이웃이 아닌 사람하고 같이 살고 싶진 않다는 거죠. 그래서 보상을 해주든지 또는 할인 분양을 해서 저희에게 소급 적용을 해주던지.."]
CR리츠 등록을 검토 중인 힐스테이트대구역퍼스트 기존 분양자들도 자산 가치 하락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시공사에선 분양가보다 높게 CR리츠에 매각한다고 했지만 믿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 입주예정자협의회 회장 "재산상 손해가 생길 수 있으니까. (분양가의) 100% 이상 (CR리츠에) 팔 거면 확약서를 써줬으면 좋겠어요."]
수요 위축이 큰 상황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해소 방안인 CR리츠를 놓고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TBC이종웅입니다.(영상취재 김도윤,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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