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수 침체로 대구가 소상공인의 무덤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2천 곳 넘는 업체가 간판을 내렸고, 대출을 못 갚아 발생한 보증 사고는 코로나 시기의 4배나 됩니다.
새 정부 추경안에 채무 탕감이 담긴 것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근본적인 내수 활성화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종웅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년간 청춘을 바친 식당의 문을 지난달 닫은 A 씨, 대학 상권이란 잇점에도 소비 침체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급감한 매출로는 임대료와 부채 상환,
, 인건비 등 매달 3~4백만 원의 고정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A 씨 / 일반음식점 업주(경대 북문) "버틸 수 있으면 어떻게든 더 버텨보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버틴 게 또 한 6개월이 됐고, 꾸역꾸역 어떻게든 버텨봤는데 더 이상의 버틸 힘이 없다고 이제 생각이 들 때가 오니까..."]
맞은편 식당도 6년간 운영하다 결국 간판을 내렸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대구에 들어온 폐업지원금 신청은 2천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백 건 넘게 늘었습니다.
한 달 평균 5백 곳 가까이 문을 닫았다는 겁니다.
폐업 직전까지 내몰린 소상공인들은 빚의 굴레에 묶여 있습니다.
4년 전 8억 원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해 운영자금 수천만 원을 빌렸던 B 씨는 지난해 원리금 일부를 갚지 못해 보증 사고가 났습니다.
[ B 씨 / 실내건축업 대표 "신용보증기금의 돈만 있는 게 아니고 거래처라든지 각종 금융이라든지 이런 대출금 다 모여 있어서 실질적으로 거기에 신경을 쓰다 보면 일을 제대로 못해요."]
원리금 연체나 부도, 파산 등으로 빚어진 보증 사고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보증 사고 금액은
2023년 597억 원에서 지난해 653억 원 올해는
834억 원으로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 시기 보증 사고 금액보다 4배 넘게 늘어,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 염승철 / 대구신용보증재단 보증기획부 "코로나 때 받으셨던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데 상환은커녕 이자도 내기 어려운 상황에 많이 직면해 계시고 그러다 보니 5년 만에 상환되어야 했을 대출들이 상환이 많이들 안 되고 있고..."]
특히 업종별로는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의 보증 사고 발생 금액이 전체의 60% 가까이 돼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경안에 담은 취약 대출자의 채무 탕감은 소상공인들에게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입니다.
채무 탕감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7년 이상 연체된 5천만 원 이하 개인 무담보 채권을 일괄 매입하는 방식으로 알려졌습니다.
[ 김원빈 / 경대 북문 문지기 상인회 회장 "소상공인들 입장에서 너무 반길 수밖에 없는 그런 정책들인 것 같고 (내수 활성화에) 조금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한 새 정부의 민생회복 지원금과
지역화페 확대도 필요하지만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근본적인 경기 회복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TBC 이종웅입니다.(영상취재 김도윤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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