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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종, 22년 만에 울린다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09월 01일 2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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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에밀레종으로 잘 알려진 경주의 성덕대왕신종이 22년 만에 공개 타종됩니다.

APEC 정상회의를 한 달여 앞둔 오는 24일,
추첨으로 선정된 국민 대표들 앞에서 시험 타종을 하는 건데 1천3백 년을 이어온 웅장한 소리,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국립경주박물관 마당에서 관객을 기다리는 국보 성덕대왕신종,

신라 경덕왕이 아버지 성덕왕을 기리려고 만들기 시작해 그 아들 혜공왕 대인 771년에 완성된 우리나라 대표 범종입니다.

구리 12만 근이 들어갔다는 삼국유사 기록처럼 높이 3.66미터, 무게는 18.9톤에 달하는
거대한 종의 몸통엔 돋을새김한 1천여 자 명문이 자리했는데 종소리가 널리 퍼져 나라가 평화롭고 백성이 복락을 누리기를 바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무릎 꿇어 공양하는 비천상과 연꽃과 당초 무늬 같은 화려한 장식들, 종을 칠 때 나오는 웅장한 소리는 당대 예술과 과학의 최고봉입니다.

[오수대 / 관람객 “굉장히 감개무량한, 그리고 아주 옛날에 봤던 기억이 아련하게, 그때(학창 시절) 보고 처음입니다. 굉장히 가깝게 볼 수 있게 돼서 더 실감이 나고...”]

완성 직후 봉덕사에 봉안됐던 종은 영묘사와 경주읍성 종각을 거쳐 일제강점기 옛 경주박물관에 있다가 1975년 국립경주박물관이 새로 문을 열면서 지금 위치로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파손 우려 탓에 1992년 정기 타종이 중단됐고 공개적인 타종도 2003년 개천절 때가 마지막이었는데, 국립경주박물관이 22년 만의 공개 타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종의 상태를 살피는 타음 조사를 하면서 오는 24일 저녁 7시 시험 타종 현장에 국민들을 초청하는 내용입니다.

[옥재원 /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종이 완성된) 771년에 맞춰서 771명의 국민들을 추첨을 통해서 초대할 계획입니다. 2018년 이전에 태어난 초등학생 이상의 국민들이라면 (누구나 지원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 신청은 오는 8일부터 일주일간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는 데 박물관 측은 이번 행사가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APEC 정상회의 기간 타종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험 타종에서 나온 고유 주파수나 맥놀이 시간 등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덕대왕신종에 구조적 문제가 없는 걸로 파악되면 APEC 기간 타종도 긍정 검토할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1천3백 년을 간직해온 한국의 대표 소리가 APEC 정상회의 때 다시 한 번 울려 퍼져 케이 컬처의 우수성을 세계에 뽐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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