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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았는데...화마 덮친 송이 산, 지금은?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10월 01일 21: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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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 최대 송이 산지 영덕이 지난 봄 초대형 산불로 쑥대밭이 됐죠.

‘송이 산’ 수천 헥타르가 불에 타 송이 철을 맞은 피해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불길을 피한 송이산의 경우 사정이 조금 다르다고 하는데 영덕군은 송이 농업인 지원을 위한 직거래 장터를 내일(2일) 개장합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해발 2백 미터, 불 타버린 송이 산 정상부에서
이리저리 흙을 뒤집어보니 하얀빛 무언가가 있습니다.

버섯의 뿌리 격인 균사들입니다.

지독한 화마가 덮쳤지만 일부는 여전히 살아 남은 겁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생장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상범 / 영덕군 송이생산자협의회장 “뿌리엔 아직까지 그래도 영양분은 조금 남아 있으니까 균(균사)이 아직 살아있는 것 같아요.” “송이가 생장할 만큼?” “그건 안 되고, 부족하고.”]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 영덕, 지난 3월 산불이 덮치면서 전체 송이 산 면적의 60%를 넘는 4천 헥타르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바야흐로 송이 철을 맞았지만 대부분 피해 지역에서는 이처럼 송이 채취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상범 / 영덕군 송이생산자협의회장 “언제 송이 철이 다가오나 늘 기다리고 그랬는데 올해는 산불이 나서 막막합니다. 1년에 몇 톤씩 송이가 이 산에서 나오고 했는데 지금 불 나서 전혀 앞으로 기대할 게 없죠.”]

초대형 산불이 이곳 송이 산을 휩쓴지 벌써 반 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커멓게 변해 죽어버린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습니다.

대부분 농민들은 10년 넘게 걸리더라도 소나무 묘목을 심어 송이를 다시 생산하길 원하지만 엄청난 비용 탓에 아직 죽은 나무를 베어내지도 못한 겁니다.

그래도 산불이 덮치지 않은 곳은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포자가 형성되는 8월에 비가 적당히 내린데다 최근 특별한 늦더위도 없어 생육 환경이 괜찮다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13년 연속 송이 생산량 전국 1위' 영덕 송이의 명성을 잇기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영덕군은 재정난으로 올해 취소하려 했던 송이 직거래 장터를 내일(2일)부터 한 달 동안 영덕군민운동장과 영해휴게소에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오창희 / 영덕군 산림정책팀장 “(산불 피해 복구로) 군 재정 여건이 많이 어려운 게 사실이고, 하지만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송이 농가 지원을 위해서 다소 부족하지만 올해도 송이 장터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영덕군 산림조합의 송이 수매도 오는 3일 시작되는데 산불에 상처 입은 영덕 송이가
재기의 기반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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