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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관리 아파트 1탄]'물 새고 금 가고'...미관리 아파트 안전 '빨간불'
박동주 기자
2025년 10월 12일 22: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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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신축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지만, 대구에는 지은 지 30년이 넘고 지자체의 관리 의무가 없는 아파트, 이른바 '비의무 관리 공동주택'이 437곳이나 있습니다.

대구 공동주택의 20%를 차지하는데, 대부분이 150세대 미만의 소규모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각종 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실태를 박동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역 인근에 들어선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가 드물었던 1980년에 지어진 것으로 당시엔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40년이 훌쩍 지나면서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눈으로 봐도 낡은 배관에서 새어 나온 물이 전선 위로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보니 벽에는 금이 가 있고, 바닥에는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흥건하게 고였습니다.”

아파트 안전진단에서 하자 보수가 시급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48세대 주민 대부분이 70대 이상 어르신이어서 수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파트 주민
: 우리는 사고 날까 싶어서 그게 걱정입니다. 비가 많이 오니까 넘어지는 줄 알았어.]

[아파트 주민
: 갈라져 있는데 지반에 밑으로 물이 내려가 버리면 이 지반이 가만히 있겠나.]

1971년 완공된 대구 북구의 또 다른 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파트 2~3층에 설치된 옥내 소화전 호스가 삭아 있고 모터까지 고장 난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수리비가 없어 못 고친 겁니다.

[대구 북부소방서 관계자
: 옥내 소화전 등의 고장으로 소방이 조치 명령을 내렸지만, 해당 건물은 이행하기 어렵다며 연기 신청을 했습니다. 소방은 이를 소방시설법 시행령에 따라 받아들였고...]

두 아파트 모두 지자체가 관리하지 않는 '비의무관리 공동주택'입니다.

아파트 관리 책임자가 없을뿐더러 하자가 발생해도 입주민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하지 못하는 곳이 태반입니다.

[한춘모 / 대구대 부동산지적학과 교수
: 세대 수도 적고 충당금도 적게 모아놓은 상태에서, 또 개인적 환경이 다 좀 열악하다 보니까 경제적으로 목돈을 내라 그러면 힘들겠죠.]

이처럼 대구 지역 공동주택 가운데 지은 지 30년이 넘은 비의무관리 공동주택은 437곳.

대구 전체 공동주택의 20%를 차지하고 세대 수로 치면 3만 8천여 세대나 됩니다.

지방 소멸 위기에다 고령화까지 겹친 대구에서 작고 오래된 아파트의 슬럼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TBC 박동주입니다. (영상취재: 김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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