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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왕관은 고깔 모양 황금 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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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12월 31일 09:4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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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을 계기로 신라 금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요.

그런데 금관은 왕족의 전유물이긴 해도 왕관이 아니죠. 여성과 어린 아이 무덤에서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왕이 평소에 쓴 진짜 왕관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금관 특별전에서 이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말 위에 올라 탄 갑옷 차림의 신라 남성,

1924년 경주 금령총에서 발굴된 국보 ‘기마인물형 토기’입니다.

고깔 형태 모자, 즉 모관을 쓰고 이를 고정하려고 끈을 두른 모습입니다.

당대 신라 지배층이 일상에서 착용했던 모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황금으로 된 실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러 장의 금판을 조합해 만들었고, 금판마다 하트와 물고기 비늘, 마름모꼴과 T자 모양 등 각양각색 무늬를 넣었습니다.

황금 모관의 앞부분엔 역시 금으로 된 화려한 관 장식을 끼워 위세를 더했던 걸로 보입니다.

새가 날개를 펼친 듯한 장식과 나비를 닮은 것도 있는데 달개를 빼곡히 연결해 풍성함도 갖췄습니다.

[함순섭 /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사실은 그 속에 백화수피(자작나무 껍질)로 된 모자가 들어있고요. 금판을 겉에 붙여서 장식한 겁니다. (날개 모양 관 장식을) 실제 착용할 때는 납작하게 접어서 (모관에) 딱 끼워지게 돼 있어요. 그래서 크게 흔들리지도 않고...”]

중국 당나라 태자 무덤에 남은 벽화에서도 신라인들이 모관을 어떻게 썼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황금 모관이 출토된 신라 고분은 경주 금관총과 천마총, 2곳뿐입니다.

2곳 다 관 장식과 함께 나왔는데 황남대총 남분에서는 은으로 만든 모관과 금제 관 장식이 출토됐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4에서 6세기 사이 마립간 시기의 왕이나 최고위 왕족으로 추정되는 성인 남성의 무덤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모관은 기존 머리띠 모양 금관에 비해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기존 금관이 남녀노소의 무덤에서 모두 나오고 특별한 의례 때만 썼거나 아예 장례용품이었던 걸로 추정되는 데 비해, 왕과 왕에 비견되는 최고 지배층이 일상에서 착용한 금관은 바로 황금 모관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함순섭 /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역사고고학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고깔 모양 관이 진짜 관인 거죠. 성인 남자 중에 왕족들, 최상위급의 왕족들이 소유하고 있었던 걸로 볼 수 있습니다.”]

황금 모관은 2점 모두 국보, 금제 관 장식은 모두 보물로 지정됐을 정도로 1천5백 년 전 신라를 연결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신라 금관 6점과 마찬가지로 이들 또한 경주와 서울에 분산 소장돼 있어 이번 전시가 끝나는 내년(2026년) 2월 이후에는 좀처럼 한자리에서 만나기 힘들 전망입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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