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아이들을 위해 매일 안전한 밥상을 차리는 학교 급식 현장에서 병을 얻고 쓰러지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급식노동자 비율이 전체 노동자 평균치의 4배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구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20여 년을 근무한 A 씨는 3년 전 폐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튀김 요리 과정에서 나오는 조리흄에 무방비로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A 씨/ 조리실무원(음성변조) "우리가 전판에서 전을 구울 때도 동료들과 농담 삼아 너무 이거 공기질이 안 좋아서 암 걸리겠다고."]
조리실무원 B 씨 역시 매일 5백 인 분의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깨가 완전히 망가졌고, 지난 1월 산재 판정을 받았습니다.
B 씨는 하루 8시간을 근무하며 채 한 시간도 쉬지 못했다고 호소합니다.
[B 씨/ 조리실무원(음성변조) "2월에 너무 힘들었어요. 병원은 가야 하는데 병원비가 없잖아요. 방학에 돈이 안 나오니까. 그래서 3월에 월급 탈 때까지 기다렸죠."]
["마련하라" "마련하라" "마련하라"]
이처럼 일을 하다 병을 얻은 학교 급식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열악한 환경 탓에 폐암에 걸리고 넘어지고 화상을 입는 등 산업재해로 직결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대구 지역 학교 급식노동자 산업재해 건수는 58건, 현원 대비 산업재해율은 2.62%로 최근 5년 전체노동자 평균인 0.61%보다 4배 높습니다.
특히 위험업종으로 분류되는 건설업과 도소매, 음식 숙박업의 재해율보다도 크게 웃도는 수칩니다.
[정경희/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장 "IB교육시설에 투자하는 그 돈은 어디서 나서 하고. 이 산재 재해자들이 치료하는데 그리고 재해자들이 안전하게 일하는 일터 만들어달라는데 그 예산은 왜 등한시합니까."]
이에 대해 대구교육청은 조리실무원 1인당 급식인원이 95명 정도로 타 시도보다 매우 낮아 업무 부담이 덜한 편이라며 급식실 시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박현주/ 대구교육청 학교급식지원담당 사무관
"환기시설개선은 2027년 목표로 올해 총 60% 정도 학교를 완료할 예정입니다. 자동화기기는 매년 확대 보급할 예정."]
급식노동자들이 학생들의 안전한 급식을 책임지는 만큼 안전한 조리 환경 구축과 처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TBC 안상혁입니다.(영상취재 김도윤 CG 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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