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함지산 일대 구암동 고분군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무덤이 발굴 작업을 끝내고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5세기 말 구암동 일대를 거느렸던 지배층의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도굴로 원형이 일부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삼국시대 적석분 축조 방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됩니다.
정진명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도심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대구 함지산.
능선을 따라 심상치 않은 돌무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3개의 석곽이 병렬로 배치돼 숫자 '1' 세 개가 늘어서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시신이 든 '주곽'을 중심으로 양측에 부장품을 넣어두는 '석곽' 2기를 배치한 형태로 대구 구암동 고분군 중 가장 규모가 큰 100호분와 102호분의 모습입니다.
[박현정 / 대동문화유산연구원 조사연구팀장 "칠곡 분지가 한눈에 다 보입니다. (보통) 11자형이라 했는데 석곽 한 개가 더 붙어서 111자형 이런 대치 양상을 봤을 때 100호와 102호의 주인공은 구암동 고분군이 만들어질 때 대장의 무덤이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함께 공개된 101-A호분은 주곽과 부곽이 '11'자 형태로, 101-B호분은 상당 부분이 훼손돼 단곽식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봉분 축조 방식으로 미뤄봤을 때 신라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 구암동 일대를 지배했던 팔거리 집단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 보시는 이곳은 구암동 고분 101호입니다. 이 무덤 안에서 큰 칼과 금 귀걸이 등 많은 유물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도굴꾼들에 의해 일부 유물들은 손실된 상황입니다"
모든 봉분이 피해를 입어 지배층의 위세를 보여주는 유물은 추가로 나오진 않았지만, 삼국시대 적석분의 축조 방식을 재조명할 수 있는 중요 사료로 평가됩니다.
[조영진 / 대동문화유산연구원장 "여기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법에서 드러난 수많은 것들이 앞으로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발굴 현장에 전부 그대로 적용될 것입니다."]
구암동 고분군 발굴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 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정유진/대구시 구암동 "그냥 함지산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여기에 중요한 유물이 있다는 게 중요하게 느껴졌고..."]
대구지역 최대 규모인 구암동 고분군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사적으로 지정됐습니다. TBC 정진명입니다. (영상취재 노태희 CG 김세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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