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날씨
산불에 폭염까지...엎친 데 덮친 한우농가
박철희 기자 사진
박철희 기자 (PCH@tbc.co.kr)
2025년 07월 07일 21:11:54
공유하기
[앵커]
폭염이 이어지면서 축산농가에도 초비상이 걸렸는데요.

특히 지난 3월 초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한우 농가들의 경우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상당수 소들은 산불 때 폐기능이 손상됐고 일부는
폐사로도 이어지고 있지만 보상받을 길도 막막한 상태입니다.

박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달궈진 지붕 위로 스프링클러가 연신 물을 뿌리고 아래쪽으로는 대형 선풍기가 분주히 돌아갑니다.

하지만 소들 상태는 심상치 않습니다.

콧물이 줄줄 흐르는 15개월된 소의 체온을 재보니 39.6도.

정상인 38.5도에 비해 1도 이상 높습니다.

지난 3월 초대형 산불이 덮쳤던 영덕군의 한우농장,

당시 2마리가 죽었지만 남은 소 상당수도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겁니다.

[서정환 / 수의사 "(산불 때) 연기를 많이 먹어 후유증이 나타나는 거죠. (최근 폭염에) 고온 스트레스로 인해서 면역이 떨어져 열이 높은 거고 호흡기 쪽으로 만성폐렴화된 거죠."]

먹는 것도 시원치 않습니다.

[현장음 "지금 시간 되면 (아침에 준 사료는) 다 먹고 끝이 나야 하는데 보십시오, 3분의 2가 남았잖습니까."]

이렇다 보니 전반적으로 성장이 정체됐고 산불에 화상을 입은 15개월된 소는 같은 우리 7-8개월 소들과 몸집이 비슷합니다.

6월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4마리가 추가 폐사한 데 이어 폭염이 본격화된 지난달 27일 1마리가 또 죽자 농장주는 안절부절못하고 있습니다.

[권경만 / 한우 사육 농민 "정상적인 소도 (폭염에) 힘들다 하는데 아픈 거니까 폐가 많이 망가졌거든요. 그래서 더 힘든 겁니다."]

보험료 지급이 늦어져 복구가 덜 된 축사는 전기 공급이 재개되지 않아 환풍시설조차 돌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각 오후 12시20분입니다. 오전부터 달궈진 이곳 축사 내부 온도는 벌써부터 35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강호준 / 영덕군 기암리 "앞으로도 폐사할 확률도 높아요. 지금으로서는 환풍기를 빨리 달고 급수라든지...]

하지만 추가 폐사하는 소들에 대해서는 보상 받을 길이 막막합니다.

산불 이후 죽은 소 1마리 당 127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돼 왔는데 지난달 말 영덕군 예산이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은 송아지 1마리가 평균 400만 원에 육박하는 마당에 보상금이라도 받지 못하면 손실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권경만 / 한우 사육 농민 "최하 6개월은 (상태를) 봐야 한다고 그때(산불 당시) 이미 소견서를 끊어놓은 게 있습니다. (최소한) 끊어놓은 거에 대해 군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축산농가가 살 수 있죠."]

산불로 입은 상처에 폭염까지 덮치면서 축산농가들의 시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TBC 박철희입니다. (영상취재 김명수)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

주요 뉴스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