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졌다.

  • 금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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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22 18:24
한여름밤의 꿈이 이루어졌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1박 2일에 초대해 주시고 준비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건강이 쪼금 좋지 않아 일요일 고택음악회는 리허설만 보고 발길을 돌렸는데도
오늘에야 기력을 회복했습니다.


하나 고택.....
우리가 머물렀던 산남정은 세 면이 문이고 세 면을 마루가 둘러싼 정자같은 방이었습니다.
제일 처음 우리를 맞아 준 것은 까만 혓바닥을 낼름거리던 초록뱀이었습니다.
두번째로 우리를 맞아 준 것은 기둥마다 구멍을 내어 살아가는 맵시벌이었죠. ㅋㅋ
큰딸은 무서워했지만 그것들이 없었다면 그곳의 첫인상은 그냥 한옥에서 그리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밤길을 걸어 가야했던 화장실이며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 고함을 지르며 했던 샤워도 그 끝은 언제나 큰 함박웃음이었습니다.
새벽이 깊어지자 소쩍새가 울더군요. \'소쩍  소쩍다 소쩍 소쩍다\'
독특하게도 이녀석은 2,3,2,3음절로 울었어요.
어쨌거나 소쩍다하는 걸 보니 올해 군자마을엔 풍년이 들겠습니다.
아침에는 뻐꾸기가 우네요.
한낮엔 어김없이 매미가 노래하는데,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였습니다.

둘 음악회...
앞에 글들을 읽어보니 많은 분들이 그 깊은 감동들을 잘 써주셔서 저도 거기에 공감 한 표 찍고 넘어갑니다.
대청마루에서 하림씨가 바로 앞에 앉아 부르는 노래...
집시의 컨셉과 고택이 희안하게도 잘 어울렸어요.
그리고 둘러싼 나무 가지 사이사이 다 훑고 채우고 아직도 남아 있을 휴먼레이스의 폭발적인 목소리....
난 처음 본 가수였는데도 완전 반해 버렸어요.

셋 사람들....
가장 특별했습니다.
멋스럽게 모자를 쓰고 나타나신 피디님, 포근하면서도 냉청함을 가진 듯한 작가님.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나타나 해결해 주시던 \'도으리\'님들
자꾸 나타나서 카메라는 들이대고 부끄럽게도 말을 시키셨던 카메라맨
그리고 항상 웃음과 친절이 가득했던 그 가족 가족들
남편은 그 분들과 더 친해지지 못하고 연락처 하나 주고 받지 못한 것을 많이 아쉬워 했지만
분명 다음 음악회나 그 그 다음 음악회에서 꼭 만날 거라 생각됩니다.

캠프 참여 신청을 하면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남은 여름도 계속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