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음악회 시즌4-군위 남천고택 공연후기

  • 김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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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6-01 11:11
공연을 보고 돌담길을 걸어나오면서 친구랑 둘이서 그랬어요.
머리속에 떠 다니는 모든 찌꺼기들이 전부 사라진것 같다고.
내일 다시 힘든 일상으로 돌아갈 기운이 생겼다고.오랜만에 모든걸 잊게 해주는 3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작년 왜관 동산재에 이어 이번이 2번째 고택음악회였어요.
그때는 박학기님을 본다는 사심 가득한 공연이었다면 이번엔 진심으로 공연자체에만 몰입할수 있었답니다.^^

첫번째 뮤지션 두번째 달...윤은혜가 나왔던 드라마 \"궁\"의 OST로 유명하지요.
제가 한때 열광했던 드라마 아일랜드(현빈이 나왔던)의 OST로도 많이 알려진 매력적인 혼성밴드랍니다.
어제 공연에서는 고택음악회라는 분위기에 맞추어 \"국악계의 아이돌\"이라는 국립창극단 출신의 차세대 스타
김준수씨의 사랑가와 이별가를 함께 했는데요.분위기가 아주 아주 좋았답니다.
(집에 오자마자 국악인 김준수를 폭풍검색하는 저를 발견했지요^^)

두번째 무대는 우쿨렐레  피크닉의 즐겁고 화려하고 신나는 공연이었구요.
(같이 간 친구는 오늘부터 당장 우쿨렐레를 배우러 다닐 기세였습니다.^^)

세번째 공연은 해바라기 출신의 유익종님의 담백하고 조용하지만 낭만 넘치는 통기타소리와
나이들어도 여전한 수분 촉촉한 감성넘치는 목소리였어요.

네번째 무대는 고택음악회에서는 처음하는 클래식공연이라고 하더라구요.
콘트라베이스 연주가 성민제씨~~짧은 염색머리 만큼이나 젊고 매력적인 공연이었어요.
현악기 중에서 가장 크다는 콘트라베이스 독주를 처음으로 보고 들었는데
깊고 중후한데 애절하기까지 한 소리에 저절로 감탄하게 하는 연주였어요.
클래식에는 그다지 진지한 관심도 지식도 모자라지만 여름밤 깊은 산속 고택에서 듣는 그 소리는
누구라도 빠져들게 하는 강한 힘이 있었답니다.
(이 악기와 JK김동욱씨와 합동공연을 하면 어떨까?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 무대는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없는 그 분...한영애님의 무대였어요.
첫곡을 누구없소로 시작해서 새앨범에(2014년)수록된 바람과 샤키포.
스스로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루씰.
관객들 모두를 한 목소리로 만들어준 조율(떼창이라는 표현은 이럴때 쓰는게 어울리는가 봅니다.)
그리고 나이드신 관객들을 위해 특별히 불러주신 봄날은 간다.까지...
한곡 한곡 전부 에너지 넘치고 빛나는 카리스마로 불러주셨습니다.
이 분은 진짜...1955년생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대위에서의 에너지는 슈퍼울트라급인것 같아요.

고택이라는 장소의 특성과 여름밤이라는 설레임이 더해져 그 어떤 비싸고 규모가 큰 콘서트보다
오히려 더 알차고 즐겁고 행복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랑 친구는 다음달 경주에서 하는 고택음악회도 가려고 합니다.
여기서 가면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경부고속도로를 갈아타고 가야하는 먼길이지만
잠시 고생해서 마음의 보약 든든하게 먹는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행복한 마음으로 길을 나서겠지요.
그저 이런 시간들을 더 많이 가지고 싶은 욕심만이 걱정입니다.
준비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