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미나부라나 신청하고 싶은데 여기에 하면 되는지요?

  •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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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07 21:00
먼저 전 오늘 2/7일 목요일 개나리가 핀 포항 용흥동에 사는 사랑꾼 이라고 합니다.
사랑꾼은 와이프가 제게 붙여준 별명이자 와이프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애칭이기도 합니다.
  
고등학생시절 라디오 별밤에 노란 우편엽서에 손편지 써서 보낸 이후로
거의 30년 만에 “달콤한 오후 이수정입니다”에 글을 써 보는데
라디오는 들을 줄만 알았지 제가 직접 글을 써서 신청하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네요
여기까지 쓰는데도 썼다 지웠다를 수차례, 심지어 손에 땀까지 나네요.  
아무튼 40대 중반 넘어가면서 생긴 남편이자, 아빠 그리고 한 집안에 가장이라는 용기,
바로 그 용기를 가지고 <카르미나부라나 2/16(토) 17시 공연> 신청해봅니다.

30여년을 경기도에서 살다가
7년 전 결혼해서 포항이라는 낯선 곳에 저 하나만 바라보고 이사온 이후
남편의 부족한 벌이에도 한마디 불평 없이 늘 힘을 준 아내,
회사스트레스에 힘들지만 다음날이면 밝은 얼굴로 출근하는 아내,  
장난 가득한 7살, 5살 아이 둘을 키우며 온갖 집안일도 거뜬히 해내는 아내,
명절 때면 밤새도록 몇 소쿠리의 전을 붙이며 힘쓴 아내의 생일이
2/25일입니다.

생일 선물로 뭘 해줄까 고민하던 중에 오늘 달콤한 오후 라디오 듣고 용기를 내어
카르미나부라나 공연 신청받는다는 말이 운명처럼 다가와 글을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당첨되지 않더라도 실망하거나 글을 쓴 걸 후회하진 않을 겁니다.
라디오에 글을 썼다라는 용기와 아내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오후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