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처럼

  • 정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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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24 11:13
  목련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웃는 얼굴이 목련꽃 같았던 그 아이. 이따금 선생님이 기타로 노래를 들려주면 까르르 웃으며 동영상을 촬영했던 그 아이. 하지만 더 이상 그 아이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습니다. 새하얀 얼굴은 어느새 시커먼 멍으로 변해버렸고, 16살의 짧은 생은 그렇게 목련꽃처럼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자해성 자살. 가슴 속에 응어리진 수많은 스트레스를 홀로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생채기를 내더니, 끝내 사랑하는 부모님, 친구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같은 그리움만 남긴 채 하늘로 훨훨 날아가 버렸습니다. 무엇이 그리도 그 아이를 힘들게 했는지…
  작년 10월 어느 날 하늘로 먼저 떠난 그 아이가 생각날 때면 나지막이 이 노래를 부르곤 합니다. 담임을 했던 그 때 그 당시 기타를 치면서 아이들과 함께 불렀던 노래 변진섭의 ‘새들처럼’.
  더 이상 아픔없는 그 곳에서 새들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기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