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만큼 와버렸을까?

  • 손정숙
  • 0
  • 479
  • 글주소 복사
  • 2020-07-16 17:56
지난 금요일 비와함께 늦둥이 우리 막내가  휴가를 나왔다.
휴가를 나온다는 소식에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건  코로나때문이다. 차라리 부대안이 더 안전할것이라 내심 나오지 않길 바랬는데 아이들마음은 아닌가 보다. 휴가라니 그져 좋은듯 들뜬 목소리였으니....
집에오자마자 제방침대에 쓰러지듯 누워 베개를  안고 이리저리 뒹글거리며 마냥 웃음이 넘쳐난다. 하긴 어딜가도 내집이 최고인것을....뭐라도 맛난것 먹이고싶어 물어봤더니  아이고~ 다이어트 중이란다. 지금 한창 몸만들고 있다고... 그러고 보니 어랏?  어깨가 제법 벌어진게  은근 남자티가 난다 지난번 휴가 때완 몸이 좀 달라졌다.
늘 어린애같기만 한 우리막둥이였는데... 여리여리한던 그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것 같다  벌어진 어깨와 훤칠한 키, 뽀얗던 얼굴이 제법 그을려 갈색빛조차 도는게 약간 낯선느낌마져 드는건 뭐지?  항상 내 기억속에 있던 울보에 늘 장염을 달고 살아 까칠한 모습의  어린아들의 모습이 사라져서 일까?   이런 나의 느낌과는 달리 남편은 막둥이가 의젓하고 듬직하다면서 아들팔에 매달려보기도 하고  씨름도 해보고 난리다...그리곤 언제 이렇게 컸냐며흐뭇해 한다. 친구를 만나고 늦게 들어와 잠든 막둥이 얼굴을 보니  참 세월이 빠르단걸 새삼 느꼈다. 마냥 그자리에 그대로 있을줄만 알았던 아들이 언제 이렇게 자라 벌써 청년이 되어있다니 ...그렇게  잔병치레와 울보로 내마음을 아프게 하던 그 꼬맹이가  멋지고 늠름한 남자가 되어가다니... 깰까봐 살짝 문을 닫아놓고 거실에서 혼자 티비를 보다 나도 깜빡 졸았나보다  눈을 뜨니  아들이 옆에 앉아있었다. 내가 일어나니 씨익 웃으며 한마디 던지고선 제방으로 들어간다.. 엄마~ 엄마 자는거 보는거 보니 너무 작어. 왜 그리 작아졌어 엄마?   멍하게 앉아있다 나도 던진한마디 .. 어이~ 총각 너도 내나이 되봐 요래된다아이가....하는데  가슴은 왜 먹먹해지는지... 나는 정말 그대로이고 싶은데 시간은 언제 내 허락도 없이 날 여기까지 데려다 놨을까?  
최 호섭 세월이 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