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날 잡은 날..
- 박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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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09 03:22
저는 평소에도 자주 놀라는 편 입니다 며칠전 바람이 꽤 차가웠던 새벽길에
술을 잔뜩 마신 탓으로 비틀거리며 집으로 향하는 길모퉁이에 전신주가 -_-
보이더군요 전신주 아래쪽에 새하얗고 몸이 야윈 어린고양이 한마리가 슬픈
울음으로 저를 애타게 부르는 듯 해 가까이 다가서는데 배가 무척이나 고팠나
봅니다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겁니다 사실 요즘 인간들도 버거운 관계로 냄새도
나는 탓으로 거기에다가 버리는 사람이 없거든요 무척이나 안타까웟습니다.
혹시라도 저의 발소리를 듣고 도망치지는 않을까 하는 저의 조심스러운 행동이
필요하였기에 방향을 틀어 몇 십미터 앞에 편의점이 눈에 띄더군요.
제가 사실 겁도 좀 있거든요 특히 고양이나 개를 조금은 무서움을 탑니다.
그런데 어린고양이고 혹시 큰일이 있겠어요 저는 참치캔과 우유한 통을 사들고
그쪽으로 달려갔습니다 혹.. 뒤지다가 다른 곳으로 가면 어쩔까 하는 맘이 들어
조금은 걱정을 했었거든요 그 녀석이 저와의 인연이 있었나 봅니다. 아직까지
아스팔트에 코를 박고 먹을 것을 찾고 있더군요 저는 살얼음판을 걷 듯 조심스레히
다가가 캔뚜껑을 열고 우유를 열며 이렇게 말을 걸었죠 \" 어디서 왔냐.. 너 어미는
어딨어..\" 얼마나 굶었기에 몸이 야위어 보이더군요 불쌍하였습니다.
그런데 먹지를 않는 겁니다 그렇잖아요 사람이 곁에오면 나를 쳐다보는게 당연한데
아무렇치도 않은 겁니다 그래서 제가 등을 쓰다듬었죠 그런데 쑥..~ 하고 들어가는
겁니다 순간 놀래서 뒤로 자빠졌습니다 듁은 줄알았어요 가죽만 남아 굳어 버린 듯
해 보였어요 순간 고개를 돌리는 동안 별 생각이 들더군요 겁도 나구요
............. -_-;; 어두운 탓에 주머니속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 불을 밝혀보니 헉..~
봉다리(봉지) 더군요 어찌나 울하던지 어처구니도 없구 어떤 말도 나오지 않더
군요 그나마 지나가는 행인이 없었길래 다행이지 잇었다면 저를 보며 뭐라고 했을
지 안봐도 뻔하잖아요. 술낌에 바람소리에 울음소리로 알아 들었나 봅니다.
저는 그것도 모르고 뛰고 사뿐..~ 걸었던 내 모습이 떠올라 한참을 멍하니 ㅠㅠ
서있다가 캔과 우유를 한 구석에 두고 돌아왔습니다 짐승들이 오고가다가 요기라도
했으면 하는 맘이 앞서기에 말이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임창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