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상품권, 화장품) 키작남의 비애

  • 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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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1-11 21:14
이름은 살짝 비밀로 해주세요.  부끄러운 사연이라서요 ㅎ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성인남자가 작은키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라는걸 요즘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생이지만 키가 165에 못미칩니다.

그동안 키때문에 당했던 설움은 말도 못합니다.

대학교 신입생때,

친구와 포장마차에서 간식을 사 먹으며 이야기 하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불쑥

\"형이랑 동생이 하나도 안닮았네.\" 이러시는 겁니다.

원치 않게 순간 친구의 동생으로 전략하고 말았죠.

또 한번은, 고등학생 때에 저보다 키가 커진 사촌동생이

\"형은 좀 귀여운거 같애\" 이러는 겁니다.

제가 무슨 귀여우 행동을 한게 아니라 그냥 숨만쉬고 서있었는데 말이죠.

뭐 다른 이유 있겠습니까? 작은키가 귀여워 보였겠지요.

그리고 가장 당혹스럽고 민망한 순간은,

버스 안에서 저보다 키가 큰 여성과 나란히 서있게 될때입니다.

그럴땐 과장 조금 보태어 \'난 키도안크고 24년간 뭘 했나?\'하고 삶의 회의마저 느끼곤

합니다.

어릴땐 키라는게 이렇게 중요한 건지 몰랐습니다.

요즘 20대 여성들이 남성을 사귈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또한 \'키\'라지요.

그래서인지 저는 대학 입학 후 여태껏 제대료 이성을 사귀어 보지도 못했어요.

친구들도 말로만 나중에 소개팅, 미팅 시켜줄게 약속하고는 깜깜 무소식입니다.


그놈의 키!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노력으로 안되는 걸 어쩌라고 사회는 남성들에게

180을 강요하는 것일까요?  넌 이제 \'키\'만 어려보인다는 친구들의 장난도 이젠 웃음

이 나질 않네요.  키작남도 언젠가는 스트레스 없이 웃으며 살수 있는 세상이 하루빨리

왔으면 합니다. 깔창깔고 다니기 허리 아픕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