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지갑 너 가지세요

  • 김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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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11-03 23:28
대학가에서 퓨전 음식점하고 있어요
올해로 벌써 9년째로 접어드네요
9년동안 한자리에서 하고 있는걸 보면 저희집 음식이 좀 맛있나봐요
주방장은 제 아내랍니다
음식점 하기 전에도 사람들 불러모아 음식 해먹이는걸 좋아하더니
하루종일 음식 만들고 뒤설거지며 해도해도 끝이 없는 식당일이
힘들법도 하건만 아내는 항상 싱글벙글 입니다
아내 덕분에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건 아닐까요?

그런데 그런 제 아내 때문에 있었던 황당한 에피소드!!
바쁜 점심시간이 끝나면 제가 은행을 다녀오는데
그날도 제가 은행을 다녀와서는 열심히 설거지를 하고 있었어요
제 핸드폰이 울리는데 아내가 받았죠
"네..김인식씨 핸드폰입니다.."
그러더니 한참을 얘기하다 전화기를 저에게 건네주는데
누구냐고 물었더니  글쎄..이름은 말 안하고 자기가 자꾸 경찰이라고 그러는데
아무래도 고향친구가 장난치는 것 같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누구고?" 했더니 저쪽에서 경찰인데 지갑을 주웠다고 하네요
"지갑은 무신 지갑, 지갑 너 가지세요" 하며 장난스레 말했죠
그러고는 아차싶어 주머니를 만졌더니 아니나다를까 진짜 지갑이 없는 거예요
가만가만 생각을 더듬어봤더니 좀전에 은행갔다가 ATM기계에 볼일보고 나서 지갑을 두고 왔던거죠

저는 고무장갑을 벗어던지고 아내한테 눈을 있는대로 흘기고는 경찰서로 뛰어갔답니다
제 지갑을 주우신 분이 근처 경찰서로 가지고 갔고  경찰서에서 제 폰으로 전화를 했는데
제 아내가 받았던 거죠

제 전화를 아내가 받을땐 그냥 여보세요 라고 하지않고
네 김인식씨 핸드폰입니다 라고 하는데
그러자 상대편에서
"김인식씨 핸드폰입니까? 저는 경찰입니다"라고 하더래요
그래서 제 아내는 고향친구들이 흔히 하는 장난인줄 알고
"경찰이 무슨일로 전화하셨습니까?"라고 했다나요?
암튼 웃지못할 헤프닝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