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아빠 때문에 미안하다.
-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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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22 11:12
몇일전 감기몸살때문에 일찍 가계문을 닫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와보니 7살 아이와 아내가 반겨주더군요
\"자기 왜 이렇게 일찍 왔어?\"
\"나? 몸살인가봐, 몇일 좀 피곤했더니 몸살걸렸네\"
그리곤 약먹고 한숨 푹 자고 일어났습니다
저녁식사를 하려는데 아까만해도 기분 좋게 놀고 있던
아이가 기가 팍 죽어있는겁니다
\"얘가 왜이래? 아까만해도 기분 좋더만\"
\"몰라, 아까 자기 오면서부터 기분이 안좋아있네\"
전 오랫만에 제가 일찍 집에 가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습니다
장사를 하다 보니 밤늦게 마치고 아이얼굴을 볼 시간이 자주 없는데
오랫만에 보게 되니까 어색해서 그런가 보다 했지요
그런 아이에게 장난을 걸어보고자 TV를 보며 이렇게 말했어요
\"저기, 저기 TV에 아프리카 사람들 나온다, 너 저기 프리카가서 한달만 살고 와라\"
그랬더니 기다렸다는듯이 울음을 터뜨리는 우리 아들..
좀 적잖게 당황됐습니다.
그냥 아이랑 장난치려고 했던건데 반응이 너무 컸으니까요
아이 엄마가 아이를 달랜다고 와서는 이러더군요
\"왜? 왜 울어 우리 아들, 아빠가 뭐라 그랬어?\"
그랬더니 우리 아들 하는 하는 말이..
\"아..아프리카에 가면 아빠 엄마랑 함께 못 살잖아요\"
하며 눈물을 흘리는 아들..!
이어서 아이엄마가 또 아이에게 물어보는겁니다
\"너 왜 아까 아빠오면서부터 기분이 안 좋았어?\"
그랬더니 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아..아빠가 아프다고 해서 슬펐어...어..엄마..아빠 아프데..엉엉\"
그 말을 하며 더욱 큰소리로 우는 아이를 보며
저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려는걸 가까스로 참았습니다
평소 잘 놀아주지도 않고, 아이 얼굴보기도 힘든게 사실인데,
어찌보면 아빠가 어려울텐데도 그런 아빠가 아플까봐 울었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니 마음 한쪽이 짠 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오랫만에 공원이라도 가서 그동안 놀아주지 못한 한을 맘껏 풀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