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벙 부인과 스스로 깨지 못하는 남편

  • 장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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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3-24 15:49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해서 대구로 시집온지 5개월 된 새댁이며, 뱃속에 건복이가 자라고 있는 예비mom입니다.
저의 이틀간에 희노애락이 남긴 사연을 소개하고자 글을 써 봅니다.
어느날 친정에 갈려고 결혼때 남편이 준 목걸이와 귀걸이를 휴지에 싸서 가방에 넣었습니다. 친정에 가서 친구들 만나러 갈때 하려구요. 저 비록 임신한 몸이지만 화창한 봄을 느끼고 싶어서요.

제가 친정에 가면 남편도 본가(대구)에 가는 스타일이에요. 남편은 누가 깨워주지 않으면 못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총각때 대박 지각사건도 있었더라구요. 몇주간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라 종량제봉투도 버리고, 전기, 보일러 등등 확인할게 많았어요. 어쨌든 나름 깨끗하게 집을 싸~악 정리하고, 종량제봉투까지 아파트쓰레기통에 투척후,,, 케리어를 끌고 가벼운 마음으로 친정으로 향했습니다.

친정에 가서 맛있는것도 먹고, 수다도 떨다가 몇시간이 훌쩍 지나 저녁이 되자, 문득 휴지에 싸놓은 목걸이와 귀걸이가 생각났습니다. 가방을 열어보니 없었어요. 주머니에 뒀나? 주머니를 뒤졌어요. 없었어요. 어?! 어디에 뒀지? 가지고 온 가방과 옷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봐도 휴지한칸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던 중 갑자기 생각났어요. 웬지 쓰레기인줄 알고 종량제봉투에 버린것 같은 불길한 예감...  덤벙거려 어이없는 실수들을 하고, 건망증이 생겨 저도 저 자신을 믿을수가 없었어요.
어,,, 어떡하지? 벌써  몇시간이나 지났는데... 쓰레기 차가 와서 가지고 갔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당장 집에 가보라고 부탁할 사람도 없는데, 내가 대구까지 갈려면 몇시간은 걸릴텐데... 짧은 시간에 뭐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가 복잡하기만 했어요. 일단 남편에게 전화했어요. 상황을 말했어요. 지금당장 가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남편은 자리를 비울수 있는 직업인이 아니었기에, 답답하기만 했어요.

그러던 중 갑자기 생각났어요. 제가 그 50L 종량제봉투를 버릴때 너무 커 경비아저씨가 대신 쓰레기통안으로 투척해주셨다는 기억이.... 그래서 관리실을 통해 경비아저씨전화번호를 알아냈어요. 낮에 상황을 설명하니 저를 아시더라구요. 사실 저의 종량제봉투를 기억하셨겠죠!! 다행히 아직 쓰레기차가 쓰레기를 싣고 가지는 않았다고 하시더라구요. 대충상황을 설명후 쓰레기를 찾아 다시 보관을 부탁했어요. 아저씨가 흔쾌히 알겠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초조함은 가시지가 않았어요. 쓰레기를 버리면서 휴지가 밖에 떨어졌으면 어떡하지? 온갖 불길한 생각과, 그래 난 이미 그 목걸이와 귀걸이는 잃어 버린걸로 생각하자. 뭐 이생각 저생각들을 하며 남편이 빨리 가보기를 기대했어요. 그런후 9시가 되어 남편이 전화왔어요. 니같은 애는 처음본다며.... 설마 쓰레기통에 버렸겠어? 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쓰레기봉투안에 있더라고... 그것도 휴지에 싼 목걸이와 귀걸이를 빵봉지에까지 싸서 버려놨더라고... ㅎㅎㅎㅎㅎㅎㅎ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라 남편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전 너무 기뻤습니다. 그런후 기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끝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너무 늦어 본가까지 가기 힘들어서 오늘은 그냥 신혼집에서 자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알았다고 알람도 여러개고 모닝콜을 해주면 되니까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9시부터 모닝콜을 하는데 남편이 안받는거에요. 시댁에서는 계속 모닝콜을 하는거 같은데 끝까지 안받는거에요. 그렇게 30분동안을 하다가, 더는 안되겠더라구요.

늦어도 9시30분에는 집에서 나가야 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또 저의 번뜩이는 생각이 관리실에 전화해서 인터폰을 좀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아무소식이 없다는거에요. 이런ㅠㅠ 갑자기 또 경비아저씨가 생각이 나는거에요. 경비아저씨 전화번호를 물었어요. 어제 그아저씨가 아니고 새로운 아저씨였어요. 상황을 말하고 집에 가서 초인종을 좀 눌러달라고 부탁했어요. 또 아무런 소식이 없대요. 안되겠다 싶어 아저씨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들어가시라고 부탁했어요. 아저씨가 문따고(?) 들어가셔서 그것도,,, 깨워서 그제서야 우리신랑 일어났어요. ㅠㅠ. 다행히 신랑은 경비아저씨의 도움으로 지각을 하지 않고 출근을 했고, 저도 마음 편하게 친정에서 시간을 보낼수 있었답니다. 정말 이틀간 대박이었어요.

이 일이 있기 불과 며칠전 관리비청구서를 보면서 경비 인건비가 제일 많은 비중이 차지하는걸 보고 제가 불만을 토로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큰 도움 받을지 누가 알았겠대요? 특히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 싫은 내색하지 않고 흔쾌히 해 주셨다는거, 진짜 너무 감사했었어요. 같은 아저씨였다면 사례를 한번으로 끝냈을텐데 두분께 사례를 해야하긴 했었지만, 저의 목걸이, 귀걸이와 남편의 결근이나 지각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신청곡: 김종서의 아버지

내용이 많이 길죠? 축약해서라도 꼭 방송 타게 해주세용^^
그리고 선물은 화장품 받고싶어요.
태교로 라디오 매일 듣고 있어요. 우리 아가한테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주고 싶어요~...
건복이 실망하지 않게 내용소개, 선물, 신청곡, 꼭 꼭 꼭 들어주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