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날씨
'뒷돈' 부추기는 대구 시내버스 채용 구조
공유하기
사회부 한현호
3h@tbc.co.kr
2021년 10월 13일

<앵커>
대구 시내버스 기사들의 채용과정에서 수천만원의 뒷돈거래가 성행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채용시스템을 따져봤더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짜여져 있었습니다.

대구시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비난까지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한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시내버스는 두 번의 서류심사와 인성검사, 마지막으로 면접을 거쳐 버스기사 합격자를 뽑고 있습니다.

서류를 접수하고 심사하는 주체는 버스업체, 쉽게 말해 버스회사들이 각자의 기준으로 면접에 오를 예비구직자들을 거른다는 겁니다.

지인이나 브로커를 통한 채용청탁도 바로 이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김신욱/대구경북지역버스노동조합 사무국장>
"각 회사마다 먼저 찍어서 내보내는 현실이니까 어떻게 이야기하면 짜맞추기 고스톱과 똑같은 거에요. 회사에서 먼저 그 사람을 1차 면접으로 보고 서류 이쪽으로 해서 수정해서 넣어줄 테니까 너는 그러면 합격이 될꺼다."

즉 특정 입사자의 합격을 내정하고 면접을 치른다는 건데 나머지 지원자들은 형식적으로 채용 공정성을 갖추기위한 들러리를 서는 셈입니다.

이런 불공정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 해부터 공동채용제를 도입했습니다.

버스업체를 제외한 서울시와 버스조합 그리고 외부전문가가 표준화된 서류심사를 통해 구직자 인력풀을 구성하고 버스회사들은 이들 중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방식입니다.

서류 심사 단계까지 버스업체들이 관여할 수 없다 보니 채용청탁 차단이나 부적격자 선별에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
"노동조합을 통하든 회사관리자를 통하든 바로 입사를 하고 막 그랬는데 근데 이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저희가 여기서 통과를 못하면 아예 채용 자체가 안되다 보니까 그거를 막는 역할을 톡톡히 한 거고요. 채용비리를 한 80% 정도는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대구도 채용과정에 대구시가 책임있는 주체로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강금수/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시민들의 혈세가 많이 투입되는 만큼 대구시가 책임을 지고 채용 과정까지 관리를 해야 된다는 거죠. 공적 책임을 져야 된다는 것이고요."

준공영제 도입 이후 대구시가 시내버스 업체에 투입한 시민혈세는 최근 15년 동안 1조 4천억 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채용비리 문제 해결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클로징> "채용의 첫 단계인 서류심사부터 버스회사들의 입김이 작용하는 현재의 채용시스템으로는 채용비리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없습니다. 채용 전반에 대한 대구시 차원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TBC 한현호 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53-760-2000 / 010-9700-5656
▷ 이메일 : tbcjebo@tbc.co.kr
▷ 뉴스홈페이지 : www.tbc.co.kr

주요 뉴스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