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 정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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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4-18 20:25
기다림
일을 하다 보니 늦게까지 야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옆방에 파견을 나온 40대 후반의 여자분도 함께 남아 일하게 되어, 우리는 저녁밥을 시켜서 함께 먹었습니다.
“저는 되게 늦게 결혼했습니다. 혹 아직 결혼을 안했다면 제가 소개팅 시켜줘도 될까요? 아직 장가들지 못한 괜찮은 형님이 한 분 계신데….”
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즐겁게 밥을 먹던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습니다. 약간의 침묵이 흐른 뒤 그녀가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언젠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어, 그렇군요. 미안합니다.” 다시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녀의 기다림이 참 고결하게 느껴졌습니다. 청춘이 다 지나도록 한 사람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면서 기다리는 순애보 같은 사랑. 밤하늘에 한 결 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는 별이 되어 내 곁을 떠나간 그대가 언젠가 나에게 돌아오길 기다리는 북극성 같은 사람.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에 나오는 예쁜 소녀와 닮은 듯한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딘가에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가 아직 만나지 못한 연인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이라면, 그녀의 기다림은 아주 구체적이고 또 지고지순한 사랑인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오래도록 기다려본 적이 있었을까요? 아님, 내가 어서 돌아오기를 기다린 사람이 있었을까요?
어쩜 서로 만나지 않고 평생 그리워만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래 된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변집섭님의 \'너에게로 또 다시\' 부탁드립니다.
일을 하다 보니 늦게까지 야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옆방에 파견을 나온 40대 후반의 여자분도 함께 남아 일하게 되어, 우리는 저녁밥을 시켜서 함께 먹었습니다.
“저는 되게 늦게 결혼했습니다. 혹 아직 결혼을 안했다면 제가 소개팅 시켜줘도 될까요? 아직 장가들지 못한 괜찮은 형님이 한 분 계신데….”
나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즐겁게 밥을 먹던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습니다. 약간의 침묵이 흐른 뒤 그녀가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언젠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어, 그렇군요. 미안합니다.” 다시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녀의 기다림이 참 고결하게 느껴졌습니다. 청춘이 다 지나도록 한 사람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면서 기다리는 순애보 같은 사랑. 밤하늘에 한 결 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는 별이 되어 내 곁을 떠나간 그대가 언젠가 나에게 돌아오길 기다리는 북극성 같은 사람.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에 나오는 예쁜 소녀와 닮은 듯한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딘가에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서정윤 시인의 홀로서기가 아직 만나지 못한 연인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이라면, 그녀의 기다림은 아주 구체적이고 또 지고지순한 사랑인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살아오면서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오래도록 기다려본 적이 있었을까요? 아님, 내가 어서 돌아오기를 기다린 사람이 있었을까요?
어쩜 서로 만나지 않고 평생 그리워만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래 된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변집섭님의 \'너에게로 또 다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