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일상

  • 이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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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7 17:03
방학중에 갑자기 학교에서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라는 연락을 받았다. 수업한 학생 중에 확진자가 나와서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가슴 철렁한 연락을 받아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잠시 멍했다. 일단 코로나 검사부터 하고, 음성 확인을 받은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동생네에 가 있기로 했다. 내가 격리시설에 가 있는 게 제일 편리한 방법이긴 하나, 그 어느 곳을 연락하고 찾아봐도 자가격리자가 있을 만한 곳이 없었다. 나도 음성 확인을 받았지만, 잠복기라는 것이 있으니, 2주는 격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친구들은 2주 동안 일상의 일들에서 벗어나 여유가 생겨서 좋은 것 아니냐는데, 경험자로서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언제든지 내가 나가고 싶을 때 외출할 수 있는 환경에서의 자유는 좋지만, 문밖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제한 속에서의 2주는 길고 지루한 시간이었다. 매일 열체크를 하면서, 내 몸의 변화가 있지는 않을까 불안과 걱정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심리적으로 사람을 위축시켰다. 철저하게 마스크를 끼고, 조심해서 수업을 했다고 위안 삼아 보아도, 문득문득 밀려드는 불안감은 다시는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다.

긴 시간이 흐르고, 다시 학교에 가서 만난 아이들은 일련의 일들이 생기기 전의 천진난만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선생님, 선생님은 코로나 검사 몇 번 해 보셨어요? 저는 2번 했어요“라며, 생글생글 웃는 모습에 나도 그만 웃고 말았다. 마음대로 뛰어놀고, 여기저기 여행 다니며 신나는 여름방학을 보내야 할 아이들이 집 울타리와 마스크에 갇혀서 조심하고 갇힌 시간을 보내야만 하니 얼마나 답답할까? 백신으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친구들과 마음껏 웃고 떠들 수 있는 날이, 다 함께 큰소리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날이, 아이들이 빙 둘러앉아 신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누렸던 일상의 일들을 다시 할 수 있다면~그날을 고대해 본다.

조정석-좋아좋아
정경호-회상
김대명-가을 우체국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