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무거운 그 남자
- 김영우
- 0
- 805
- 글주소 복사
- 2008-08-08 13:19
태영님.올림픽의 선전을 기대하면서......
언젠가 이상하게도 그날만큼은 술이 달게만 느껴지던 날이 있었습니다.
달은 휘영청 밝고...왜 그리 바닥들이 모두 울퉁불퉁하던지...
저는 오늘따라 길바닥들이 왜 울통불퉁할까? 이상하다 하면서 길을 걸었죠.
혼자서 길을 가자니 갑자기 기분이 울적하지데요..
바로 그때 제 앞에 웬 남자가 길바닥에 앉아 있더라구요.
저는 웬지모를 동병상련같은 느낌이 들어서 저 역시 그 남자옆 길바닥에 철퍼덕하고
앉아버렸죠....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있으니 울적해지던 기분이 나아지더군요.
전 담배를 권했지만..그 남자...싫다고 하는것 같길래...그냥 저혼자 담배를 물었지요..
어찌하다 보니 어깨동무까지 하게 되고...집이 어디냐고 물었는데..이 남자 술이 넘
과했는지..도통 대꾸가 없더군요.. 전 속으로 \'아이구 무슨일이 있길래 이리도 술을
과하게 드셨나?\'하고 생각했죠....혹시 실연이라도 당하셨나?
그냥 두었다가는 큰일나겠다 싶은 저는 이 남자를 우리집에 데리고 가서 재워줘야겠다..
싶었지요...비록 술이 나보다도 더 취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고개를 푹숙이고 있었지만..
\"아이구~술에 취해서 그런지...좀 무거우시네요...\"
전 술때문인지 엄청 무거운 그 남자를 거의 업다시피 해서 간신히 집에 갔거든요..
그런데~~다음날 아침 전 기겁을 할수밖에 없었지요..
글쎄~ 현관에 웬 길거리 조성하느라 흙을 넣고..꽃을 심어둔 큰 철제화분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더라구요...허걱~~
이정현의 미쳐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