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주년 축하해 주세요.

  • 정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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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9-20 19:13
9월 21일 결혼 기념일이 금방 금방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내년이면 결혼 기념일에 뭔가 좋은 선물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1년을 살다보면 막상 결혼기념일이 오면 또 아무 것도 해 줄 것이 없네요.
작년부터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사업을 실패하고 여러 가지로 아내에게 고통만 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울산 H중공업 협력사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칠곡에 그대로 있고 저 혼자 방 한 칸 얻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다시는 혼자 살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는데 현재의 상황에서는 어쩔수가 없네요. 저 혼자만 고생하면 되니까요? 울산에 가족이 내려가면 또 새로운 환경에 아들과 아내가 적응해야하나까요?
사랑하는 지윤씨.... 몇 년만 고생하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라 올 것 같고 10년 뒤에는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할 것 같아요.
지금 정말 힘든 것 잘 알고 있소..... 나 역시도 힘들어도 잘 견디고 있어요. 물론 모든 일이 나 때문에 생긴 일이지만.....
현재 근엽이 아빠로서만 존재할 뿐이지 남편으로서는 없다는 것 잘 알고 있소.....
사랑하는 아내 지윤, 나 없다고 밥 거르지 말고 제때제때 잘 먹기 바란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남자지만 남자를 움직이는 것은 여자잖아요. 또 어머니의 존재가 얼마 큰지 당신도 잘 알 것이요.
경제적 어려움으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지요. 조금만 견뎌냅시다.
정말 시간이 흐른 뒤에는 우리도 남부럽지 않게 생활할 것이요.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참아주세요.
솔직히 선물을 할 수 없는 나의 처지인 것 당신도 잘 알것이요.
결혼 6주년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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