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불출

  • 김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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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0-20 21:05
올들어 가장 쌀쌀한 날씨라고 하~도 그러길래 두꺼운 외투를 꺼내입고, 출근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더워죽겠다고 에어컨을 트네, 어쩌네 하였던 것이 벌써 겨울의 길목

에 다달아 있네요.

을씨년스런 날씨처럼 우리 부부도 어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답니다.

어제, 일년동안 곱게 길러왔던 긴~머리를 별안간 단발로 싹뚝 자르고 온 아내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어서

\"뭔 일이고~ 무슨 심경에 변화라도 생겼나? 와 갑자기 머리를 자르고 그라는데?\"

하고 버럭 화를 내며 물었더니,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는 걸 보니, 치렁치렁한 내 머리카락이 너무 지저분해보여서..\"

하데요.

며칠간, 창문 너머 떨어지는 낙엽을 멍하니 바라보던 아내가 걱정스럽더니 결국 일을 저

지르고 말았나 봅니다. 제가 아내의 긴머리를 유난히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절대 머리

를 자르지 말라고 했었는데...

하루종일 우리 부부 말도 안하고 서로 뚱~~하니 소 닭보듯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보기싫을 줄 알았던 아내의 짧은 단발이, 오늘 보니 꽤 산뜻한 것이 예

뻐 보이네요?

저... 아무래도 팔불출 맞지요~? 허허

아내의 단발에 어울리는 예쁜 핀이라도 하나 사줘야겠습니다.

조용필의 단발머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