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티켓>한번도 뮤지컬을 보지 못했다는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요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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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1-29 01:06
안녕하세요.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면서 다시 듣게 된 매직뮤직, 공부에 지칠때마다 이어폰을 살며시 꺼내 태영오라버니의 목소리를 듣고는 힘을 얻습니다. 항상 감사드려요 ^^
처음 쓰는 사연이지만 제 친구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요.
그 아이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났습니다. 연필을 빌려달라길래 건네주었더니 고맙다며 제 볼에 뽀뽀를 하고 꼭 껴안아 주던 아이. 그날로 저는 처음 본 그 아이의 집에 놀러갔고 그렇게 우리는 16년째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때부터 성격이 많이 무뚝뚝한 편이라 항상 웃는 그 친구에게 더 끌렸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그 친구와 함께 지내면서 제 무뚝뚝한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졌습니다. 표현을 할 줄 모르는 저와는 다르게 그 아이는 좋으면 좋다고 따뜻하게 표현할 줄 알았거든요. 계속 보면 배우게 된다고 친구덕분에 데면데면했던 어머니와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그 친구가 부모님에게 애교부리는 걸 보고(저런 가정도 있구나 싶어 처음엔 정말 딴 세상 같았습니다.)집에서 조금씩 따라했던 것 덕분이죠.
매일 붙어다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른 곳으로 가게 되어도 우리의 우정은 변함없었습니다. 3개월, 6개월에 한번씩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느낌의 친구라고나 할까요.
그러다가 얼마전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아이의 마음에 있는 우울을 보게되었습니다. 우울한 모습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마음이 많이 힘들구나 싶었죠.
제 친구는 지금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수학선생님입니다. 대학교 4년 내내 과외로 등록금을 벌면서 학교를 다녔고 지금도 가장 아닌 가장으로 집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죠.
차를 마시다가 자기는 못해본것이 너무 많다고 푸념을 하더군요. 등록금을 번다고 학기 중에도 과외를 7개씩이나 해서 그 흔한 엠티도 제대로 가보지 못했고, 스키장도, 해외여행도, 뮤지컬이나 연극같은 것도 보러다니지 못했다고요. 그렇다고 지금 해보려니 버는돈이 다 생활비로 나가기 때문에 어려울것 같다고 하면서 웃더군요.
항상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 많은 일을 해치우길래 괜찮은줄 알았습니다.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부대껴도 '넌 애들을 좋아하니까 잘 버틸거야'라면서 공허한 위로만 했었죠. 웃는 얼굴 뒤에 숨겨진 그 아이의 슬픈 울림을 왜 전 지금까지 듣지 못했을까요?
공무원 공부시작한 이후 가끔 얼굴 볼때 제 마음이 부담될까 공부잘되어가냐고 묻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밥을 같이 먹어주는 아이. 그러면서 자기가 돈 버니까 괜찮다고 항상 밥을 사는 친구. 처음 만났을 때처럼 16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그 아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저도 친구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물하고 싶어요. 그렇게 보고 싶다는 공연 함께보면서 친구의 시간을 채워주고 싶습니다.
함께한 추억으로 올 겨울을 버티고나면 봄에는 우리, 좀 더 단단해져 있지 않을까 싶네요.
요즘은 많이 따뜻해졌지만 그래도, 태영오빠, 감기 조심하세요 ^^

아, 신청곡은 요즘 친구가 푹 빠져있는 비스트의 '미스테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