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콘티켓)동안의 비애

  • 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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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3-07 17:22
옛말에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요?

몇년 전부터 남녀노소 불문하고 동안이 대세지요. 저는 올해 25살 대학생이지만,

옷만 잘 입으면 중학생까지도 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대한민국 남성 평균 키를 한참 밑도는 저의 160대 초반의 작은 키도 한몫을

했죠.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작년까지만 해도 그런 일이 별로 없었는데요,

올해 들어서 몇번씩이나 어린이 취급을 받아 기분이 팍 상했어요.

저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 과외를 하고 있는데요, 그 친구랑 친해져서 한번은 대구 시내

에 그친구 옷을 사는데 따라가주었어요. 그런데 그 녀석이 한참 옷을 고른다고 탈의실을

들락날락 하는 와중에 나이탓인지 돌아다니기가 힘에 부치던 전 그 녀석이 다른 집에서

산 옷을 담은 종이가방을 들고 가게 구석에 앉아 쉬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가게의 실세쯤으로 보이는 30대 후반가량으로 보이는 점원 누나, 아니 아주머니

가 '이 옷은 어디서 산거야? 왜 우리가게에서 안사고 딴데 갔다왔어?' 이러면서 부담스

러울만큼 가까이 다가오시더니 어린아이 대하듯 갑자기 제 오른쪽 볼을 꼬집으려는 것

입니다. 살다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너무 놀란 저는 재빠르게 피하면서 "저, 저기

요, 저 25살이거든요. 같이온 애랑 친구 아니라구요."

하고 말했습니다. 그때 녀석이 탈의실에서 나왔고 우리 두사람을 번갈아 보던 아주머닌

저에게 "으... 응? 그럼 두사람 무슨 관계야?"  그러는 겁니다.

"과외선생이랑 학생이요." 저는 잔뜩 불만 섞인 대꾸를 하였고

아주머니는 그래도 갑자기 말투를 바꾸는게 어색하셨는지 이미 저에게 반말을 쓰다가

제가 자신보다 1살 많은 25살인걸 확인시켜준 어린 여종업원을 바라보며

"요새 애들은 왜저렇게들 어려보인다니. 도무지 감을 못잡겠어..." 막 이러는 겁니다.

예전엔 어려보이는게 좋았는데 요즘엔 이런 기분나쁜 일들이 자주 일어나니깐

정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또 다른날은 과외학생과 그 녀석이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

가면서 새로 사귀게된 친구랑 어쩌다보니 같이 밥을 먹게 되어서 식사후 제가 계산을

하려는데 식당 아주머니가 신기하다는듯 "어, 니가 다 계산하게?" 이러는 겁니다.

분명 셋이서 친구인줄 알고 더치패이를 할 줄 알았는데 제가 혼자 계산하니까 이상하게

봤던 것이지요. 제가 좀 사는 집 아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구요.

키가 작아서 그런가요?  어린 학생들이랑 같이 다녀서 그런건가요? 술집가서 주민등록

증 검사당하는것 까지는 이제 익숙해져서 괜찮은데, 이렇게 식당이나 다른 가게에서 어

린애 취급 받는건 정말 기분이 나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좀 늙어보일 수 있는 방

법 없나요?

신청곡은 CN블루의 (외톨이야)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