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오후, 수디에게

  • kybaek
  • 0
  • 159
  • 글주소 복사
  • 2022-12-27 23:39

안녕하세요? 매일같이 일과 육아에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30대 중반 직장인 백규열입니다.

오래전부터 수디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적어서 보내야지 하며 미뤘는데 영원할 것만 같았던 달콤한오후가 이번주가 마지막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마음이 조급해져 이렇게 급히 글을 남겨봅니다.

저는 17년 겨울부터 달콤한오후를 들었어요. 그전에는 라디오를 듣지 않았죠. 제가 듣고 싶은 음원들만 골라 들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출근길에 접촉 사고가 났었어요. 다행히 저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차 수리에만 1달이 걸리는 작지않은 사고였어요. 자가로 출퇴근을 해야하는 저는 수리기간동안 어머니의 차를 빌려 타게 되었고 다른 미디어가 지원되지 않는 오래된 차 덕분에 저는 선택의 여지없이 라디오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의 라디오 청취는 그리 길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달콤한오후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요. 퇴근길, 정처없이 라디오 채널을 돌리다가 취향저격의 선곡이 연달아 흘러나왔고 저는 채널을 고정했어요. ‘TBC? 대구 방송인데 여기 선곡 좋네?’ 라는 생각을 가질 때 즈음 이었어요. “오늘도 당신은 참 달콤해요.” 수디의 클로징멘트였고 결정적으로 그 멘트에 저는 반해버렸습니다. 오해하실까봐 하는말인데 저 금사빠 아닙니다. 그때의 기분은 아직도 생생해요. 너무 설렜거든요. ‘이 여자 뭐야? 목소리 대박인데? 근데 끝이야? 또 듣고 싶은데..’ 집에 막 도착했는데 다음 날 퇴근시간이 기다려지는 하루였어요. 말이되냐구요? 그러게요..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저의 퇴근길 달오 청취가 시작되었습니다.

제 퇴근시간은 3부 시작할 시간, 게스트분들과의 다양한 코너부터 4부 문자소개까지 저에게는 정말 새롭고 흥미로운 시간이었어요. ‘청취자들의 문자가 얼마나 많을텐데 설마 내 문자가 소개되겠어?’ 반신반의하며 문자를 보냈고 처음 소개가 되었을 때 그 희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아내에게 자랑처럼 떠벌렸고 그날 잠도 설쳤어요. 달오를 들을 땐 운전 중이라는 이유로 많은 참여는 못했지만 문자 소개로 아내에게 이벤트도 해보고 선물도 받아보며 그렇게 달오를 꾸준히 듣는 달둥이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달오를 들으며 수디와 함께 울고 웃으며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보내게 되었네요.

수디목소리 예쁘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들었죠항상 부모님께 감사하세요제가 그랬던 것처럼 정말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셨어요. 5년이네요수디 목소리에 끌려 달오에 푹 빠져있었던 시간아마 저처럼 수디 마성의 목소리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달둥이들 어마어마하게 많을걸요? 그뿐인가요? 수디의 선곡은 DJ로써 더할나위가 없죠. 그리고 이 글을 남기려고 홈페이지에 처음 방문했는데 그동안 몰랐던 미모까지.. 대체 정체가 뭐죠?? 

어떻게 보면 별일 아닌 하지만 제 일상에 큰변화였던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고 이제라도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인데.. 이제 떠나 보내야 한다니 너무 아쉽고 슬프네요. 가지 말라고 질척거리며 붙잡고 싶지만 수디를 응원하는 달둥이 중 한 명으로써 좋은 마음으로 보내드릴게요. 

수디. 그동안 우리의 오후를 달콤하게 만들어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소소하지만 행복했던 시간들, 이젠 추억으로 오래오래 간직할게요. 지금까지 그랬듯 수디의 앞날은 더욱 빛날거라고 믿어요. 언젠가 그 빛이 우리를 다시 비추고 함께할 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면서 정인의 오르막길 신청해봅니다.

수디, 언젠가 다시 만나요~ 이수정 아자아자!!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당신은 참 달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