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

  • inking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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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12 14:28

결혼을 재촉하시는 엄마의 성화에 지친 저는 몇 달 전부터 독립해 살고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줄어서 좋긴 한데, 혼자 살려니 불편한 게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 멀어진 출근길 때문에 아침회의가 있는 날엔 평소보다 일찍 움직여야합니다. 곳곳에 공사구간이 얼마나 많은지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심한 교통체증에 얼굴이 일그러지기 일쑤죠. 아니나 다를까 교통체증의 원인은 가벼운 접촉 사고였습니다. 어렵게 길을 빠져나오는데 사고현장에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초조하게 서있는 겁니다. 바로 그 사람이었어요. 저도 모르게 차에서 내렸습니다. 저를 알아볼 수 있을지.., 한 걸음씩 그를 향해 다가서는데 맞은편에서 깜짝 놀라며 웃음 짓는 모습은 영락없이 10년 전 그때와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어~ 맞지. 너무 반갑다. 잘 지내? 결혼은?"

사고 처리를 위해 짧은 10분 동안 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미 결혼도 하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있다고 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추억인데 그를 보면서 우리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