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원더우먼

  • 서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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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05 19:40
저는 91년도부터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운전자입니다. 20년 가까이 운전을 하면서 운전기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주위의 환경과 승객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합니다.
버스가 종점에서 출발하여 운행합니다.
첫 번째 정류장을 거쳐 두 번째 세 번째 정류장 편도 2차선 왕복 4차선 도로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정류장을 바라보니 네~다섯 사람이 저의 버스를 타려고 그럽니다. 버스가 다가서기전 한 사람이 인도에서 차도를 내려섭니다. 옆에 있던 사람도 따라 나서네요. 그러자 그 옆에 있던 아가씨 한발자국 더 나섭니다. 2차선 중간에 까지 나와 버스를 아주 반갑게 마중을 합니다. 그리고 다가서고 있는 버스를 향해 걸어오고 있습니다. 버스는 아직 서지도 않았는데.......... 버스가 드디어 섰습니다.
1차선과 2차선 중간에 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버스 뒤 따라오던 승용차 잠시 머뭇거리더니 목숨을 한번 걸어봅니다. 중앙선을 휙하고 넘어갑니다. 그리고는 무사히 잘가면 다행인데 저 앞에 교통 경찰관이 중앙선 침범으로 차를 세우네요.
차량 운전자 속으로 욕합니다. ‘ 저놈의 버스 땜에 재수없이 걸렷네...’ 버스는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정류장에 있는 인도위에 가만히 서 있으면 버스가 승.하차 하기 좋게 버스를 정류장에 정차하면 인도위에서 버스를 타고 인도로 바로 내리면 뒤따라오는 자전거, 오토바이 신경 안써도 되고 사고도 없을 텐데.....
제가 예전에 서울에 가봤는데 10명정도 지하철이나 버스에 타서 좌석에 앉으면 네 다섯명 정도는 신문이나 책을 보는데 대구에서는 네다섯명이 눈을 감습니다. 아주 피곤한가봐요. 아니면 생각할게 많은건지.... 하루종일 일하면서 책이나 신문을 보는 승객은 거의 볼수 없을 정도입니다. 모두들 눈건강 걱정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왜 그런가요
시내 버스에 승차하는 승객은 남녀노소 할것없이 전부다 슈퍼맨과 원더우먼입니다.
어떠한 아저씨 가방을 들고 전화를 하며 승차하시네요. 전화에 붙어있는 교통카드로 찍고는 뒤로 들어가네요. 두리번 거리더니 좌석이 없으니깐 서 있는 상태로 전화를 계속합니다.
버스내에는 잡을 손잡이는 많으나 손이 3개가 아니어서 그런지 잡지 않고 계속 전화를 합니다. 그러다가 “거기 기사양반 운전 좀 살살 합시다‘ 이러시네요.
버스가 대형마트의 에스컬레이트처럼 흔들리지 않고 갑니까? 지하철을 타도 손잡이를 잡지않으면 흔들리고 비행기를 타도 기류를 잘못만나면 흔들리는데 버스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우회전 좌회전 또 고르지 않는 노면 때문에 더욱 흔들리는데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손잡이를 잡지도 않고 몸이 흔들리니까 운전 똑바로 하라구요?
슈퍼맨이 아니었나보네요........
요즘은 승차하면서 손잡이를 잡고 들어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버스내에서 이동할때는 항상 손잡이를 잡고 이동하는 것이 좋을것 같네요.
요즘 버스? 준공영제 이후 난폭운전 하는 차도 거의 사라진지 오래 된것 같네요. 간혹 앞차와의 분거리 간격이 많이 멀어진 경우 조금 빨리 갈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만 난폭운전하는 차량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차내 청결문제입니다. 종점에서 출발할 때에는 깨끗하던 차량이었습니다.
한참을 운행하다 기사가 아이스크림을 먹습니다. 먹고난뒤 뒷자리로 가서 겉봉투는 바닥에 버리고 나무꼬쟁이는 창문틈에 끼워두고를 계속 운행합니다. 그러다가 껌을 씹고는 또다시 포장지와 씹던 껌을 차바닥에 버리고 운전석 자리로 와서 운행합니다. 그리고 또다시 커피음료를 마시다가 조금 남은 것을 뒷자리로 가서 바닥에 두고는 운행을 합니다. 한 승객이 승차하여 좌석에 앉다보니 바닥에 남은 커피 음료통을 발에 걸리니깐 남은 커피 음료는 차바닥에 쏟아져 얼룩이 집니다. 그래도 기사는 아무렇지 않은듯 계속 운행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행동하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까?
이런 기사를 본적이 있다면 제 사비를 털어서라도 평생 동안 대중교통 무료로 이용할수 있도록 교통카드 충전시켜 드리겠습니다. 버스를 이용한 승객이 차내를 더럽혀 놓고는 인터넷으로 이렇게 제보합니다.
○○○번 버스 ○○○호의 차내가 청결하지 않고 너무 더럽다고......
다른 지방에서는 차량이 종점에 가면 청소해주는 아줌마들이 청소를 합니다.
기사들은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고요 하지만 전국적으로 대구에서만 기사들이 종점에 들어가면 차내청소를 합니다. 대기시간 20분 중에서 청소하고 화장실도 갖다오고 ... 그러면 바로 출발 시간이 됩니다. 휴식은 거의 없다고 봐야 되는 실정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차내를 본인의 집안이라 생각해 주시면 다음 승차 하시는분도 차내가 깨끗하고 기분이 좋겠죠
이렇게 더운 날씨에 시원한 버스가 반가와도 차도에서서 마중하지마시고 인도위에서 버스가 완전히 정차 할때까지 기다리시고  승차시 손잡이도 꼭 잡으시고 목적지까지 편안하고 쾌적하게 안녕히 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s] 8월 18일이 저의 사랑하는 아내의 47번째 생일입니다.
만약에 이글이 방송에 나온다면 꽃바구니를 선물하고 싶은데, 어떻게 안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