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에게..
- 이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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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4-16 02:23
안녕하세요. 저는 서른하나의 초보주부랍니다.
겨울이면 항상 감기로 콧물을 달고 살던 저인데, 희한하게 단 하루 그럴 일없이 뱃속 아가 버니를 갖고 나서 건강했거든요.
게다가 항상 걸을때며 집안 살림할때도 조심했어요.
그런 제가 이번주 내내 스스로 집 밖을 나선 적이 없습니다.
이번주 초, 동네에 아는 언니를 만나러 밖을 나섰습니다.
편안한 운동화에 가벼운 옷차림, 날씨도 참 맑고 기분 좋았습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허리가 욱신욱신.. \'버니가 커지려고 그러나?\' 저는 걱정스런 마음에 얼른 집으로 돌아와서 쉬었죠.
다른것보다 혹시 아이가 잘못 되지는 않으려나 하는 마음에 아침에 놔둔 설거지는
방치하고 똑바로 누워 쉰다는게 그대로 자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신랑이 저를 보고 깜짝 놀라더군요.
\"여....보, 허.....리가.... 허리가 왜... 그래?\"
일어나려는데 뼈가 끊어지는 아픔이 느껴지는 겁니다.
그때부터 왼쪽으로 허리가 45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로 발걸음 하나 떼기조차 힘들어졌습니다.화장실 가는 것 마저도 무릎으로 기어 팔의 힘으로 질질질 끌려 겨우 다녔구요.
모든 집안 살림은 동작그만!! 잠시 서있어보려고 일어날 땐 양쪽 손으로 부목대신 청소밀대를 움켜잡고 일어나야만 했어요.
아픈 와중에도 \"나는 아파도 괜찮은데, 우리 버니에겐 아무 일 없으면 좋겠다. 산부인과 가봐야되는데\" 늘 이 말만 되풀이 했었습니다.
신랑은 긴 한숨을 쉬며 \"버니는 아무 일 없을테니까, 집에 아무것도 하지말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 오늘은 아예 움직이기 힘들테니 내일 병원가자\"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더라구요.
임신 중에 디스크가 생기면 이제 아기는 점점 커질테고, 저는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어찌나 걱정하던지요.
신랑의 일(공장) 특성상 한명이 중간에 빠지면 같이 일하는 동료직원들의 일이 엄청 힘들어지는데다가 미리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쉽게 빠질수도 없거든요. 퇴근시간에 오면 병원은 이미 문 닫았을텐데.. 어찌 오려고 그러나 의아했어요.
그렇다고 친정부모님께는 걱정하실까봐 병원에 데려달라 차마 말씀 못 드리겠더라구요.
\'휴~~ 어찌 가지.. 문 밖을 나서는 것 조차 어려운데..\'
그렇게 하루 왠종일 신랑 퇴근하기만을 바라며 신랑이 제 베겟머리에 놔둔 빵과 우유, 인스턴트 죽을 끼니로 떼우며 화장실 가는 것 외에 움직이는 건 아예 없었습니다.
자세가 약간만 틀어져도 악! 소리가 절로 났거든요.
다음 날 엄살도 없는 편인 제가 끙끙 대는 걸 보고 눈치란 눈치는 다보고 조퇴를 해왔을 신랑.
하루 종일 누워있어서 그런지 이젠 설 수 있겠더라구요.
허리는 왼쪽으로 45도로 구부정, 나름대로 몸을 똑바로 세우겠다고 틀면 목만 오른쪽으로..
그렇게 일부러 하기도 힘들겠다면서 업지도 못하고 온 팔 힘을 다해 부축해서 전 바닥에 뜨다시피 발끝으로 겨우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정형외과가 아닌 산부인과를요.
신랑이 정형외과 먼저 가보고 괜찮아지거든 산부인과 가자고 했는데, 제가 박박 우겼거든요.
안그래도 태동이 줄어든것같아 걱정인데 산부인과가서 아가 상태를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임산부들과 보호자들은 눈을 휘둥그레 저를 보며 \'저런, 어쩌다 저랬나\'그런 표정을 보이더라구요.의사 선생님도 보자마자 정형외과는 가봤냐면서, 거기부터 갔다 오시지 그랬냐고 하시며초음파를 봤습니다.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더라구요.
저는 진료실을 나오면서 \"아싸~~\"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고, 신랑은 \"으이그~~\"하면서얼굴을 찌뿌리대요.
힘겹게 두번째 들른 정형외과.. 임산부라 검사도 약도 주사도 어렵고 할 수 있는 것은 찜질과 물리치료 운동(마사지) 밖에 없다더라구요. 검사를 해봐야 디스크인지 담인지 알수 있는데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요. 집에 와서 꼼짝없이 또 다시 드러누워있었습니다.
신랑은 다음날도 조퇴를 하고 와서 저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물리치료를 받게 했습니다.
물론 집 화장실에 갈때도 항상 일으켜주고, 찜질팩이 식을라하면 데워오고...땡기는 다리도 조물조물 연신 주물러줬습니다.
출근하기 전에는 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과 손,발을 닦아주고, 베겟머리위에 마실 물과 먹을거리를 놔두고 갑니다. 퇴근해서 돌아올 땐, 김밥, 샌드위치, 분식류등을 포장해서 오구요.
그렇게 5일째.. 45도 였던 허리가 지금은 10도 정도 보기 흉하지는 않을 정도로 많이 돌아왔습니다. 한번씩 주저 앉을까봐 밖에 혼자 나가는 건 아직까지 무리가 있지만, 집에서 어느 정도는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 제 신랑 덕분이죠.
그런데...너~무 미안한건 제가 워낙 기대고 움켜잡고 하다보니 신랑 어깨와 팔에 근육통이 온 것 같아요. 제가 다 나으면 신랑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야하는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게다가 회사사람들이 얼마나 욕했을까 싶기도 하구요.
한 날은 어머니께서 전화로 \"집에만 콕 박혀 있지말고, 햇볕도 쐬고..임신했다고 가만히만 있는 것도 좋은 거아냐.. 이번 주말에는 오냐? 맛있는 거 사줄테니 정서방이랑 같이와~\" 말씀하시는데, 차마 이런 모습 보여드리기 죄송스러워 핑계대고 가질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어머니 생신이 며칠 남지 않았더라구요. 주말 이후로는 일이 많아서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전화를 하셨다네요.
그렇다고 이런 모습 보여드리기도 싫고... 바쁘실 때라도 어머니 생신때까지 맞춰선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아무래도 나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었지만, 삶의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요.
아파보니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 얼마나 고맙고 따스한지 느낄 수 있었고, 또 한편으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프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청곡 : 케이윌 - love blossom
사연이 당첨된다면 남편을 위한 선물이었으면^^ 좋겠네요.ㅎㅎ
겨울이면 항상 감기로 콧물을 달고 살던 저인데, 희한하게 단 하루 그럴 일없이 뱃속 아가 버니를 갖고 나서 건강했거든요.
게다가 항상 걸을때며 집안 살림할때도 조심했어요.
그런 제가 이번주 내내 스스로 집 밖을 나선 적이 없습니다.
이번주 초, 동네에 아는 언니를 만나러 밖을 나섰습니다.
편안한 운동화에 가벼운 옷차림, 날씨도 참 맑고 기분 좋았습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허리가 욱신욱신.. \'버니가 커지려고 그러나?\' 저는 걱정스런 마음에 얼른 집으로 돌아와서 쉬었죠.
다른것보다 혹시 아이가 잘못 되지는 않으려나 하는 마음에 아침에 놔둔 설거지는
방치하고 똑바로 누워 쉰다는게 그대로 자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신랑이 저를 보고 깜짝 놀라더군요.
\"여....보, 허.....리가.... 허리가 왜... 그래?\"
일어나려는데 뼈가 끊어지는 아픔이 느껴지는 겁니다.
그때부터 왼쪽으로 허리가 45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로 발걸음 하나 떼기조차 힘들어졌습니다.화장실 가는 것 마저도 무릎으로 기어 팔의 힘으로 질질질 끌려 겨우 다녔구요.
모든 집안 살림은 동작그만!! 잠시 서있어보려고 일어날 땐 양쪽 손으로 부목대신 청소밀대를 움켜잡고 일어나야만 했어요.
아픈 와중에도 \"나는 아파도 괜찮은데, 우리 버니에겐 아무 일 없으면 좋겠다. 산부인과 가봐야되는데\" 늘 이 말만 되풀이 했었습니다.
신랑은 긴 한숨을 쉬며 \"버니는 아무 일 없을테니까, 집에 아무것도 하지말고 가만히 누워만 있어. 오늘은 아예 움직이기 힘들테니 내일 병원가자\"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더라구요.
임신 중에 디스크가 생기면 이제 아기는 점점 커질테고, 저는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어찌나 걱정하던지요.
신랑의 일(공장) 특성상 한명이 중간에 빠지면 같이 일하는 동료직원들의 일이 엄청 힘들어지는데다가 미리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쉽게 빠질수도 없거든요. 퇴근시간에 오면 병원은 이미 문 닫았을텐데.. 어찌 오려고 그러나 의아했어요.
그렇다고 친정부모님께는 걱정하실까봐 병원에 데려달라 차마 말씀 못 드리겠더라구요.
\'휴~~ 어찌 가지.. 문 밖을 나서는 것 조차 어려운데..\'
그렇게 하루 왠종일 신랑 퇴근하기만을 바라며 신랑이 제 베겟머리에 놔둔 빵과 우유, 인스턴트 죽을 끼니로 떼우며 화장실 가는 것 외에 움직이는 건 아예 없었습니다.
자세가 약간만 틀어져도 악! 소리가 절로 났거든요.
다음 날 엄살도 없는 편인 제가 끙끙 대는 걸 보고 눈치란 눈치는 다보고 조퇴를 해왔을 신랑.
하루 종일 누워있어서 그런지 이젠 설 수 있겠더라구요.
허리는 왼쪽으로 45도로 구부정, 나름대로 몸을 똑바로 세우겠다고 틀면 목만 오른쪽으로..
그렇게 일부러 하기도 힘들겠다면서 업지도 못하고 온 팔 힘을 다해 부축해서 전 바닥에 뜨다시피 발끝으로 겨우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정형외과가 아닌 산부인과를요.
신랑이 정형외과 먼저 가보고 괜찮아지거든 산부인과 가자고 했는데, 제가 박박 우겼거든요.
안그래도 태동이 줄어든것같아 걱정인데 산부인과가서 아가 상태를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임산부들과 보호자들은 눈을 휘둥그레 저를 보며 \'저런, 어쩌다 저랬나\'그런 표정을 보이더라구요.의사 선생님도 보자마자 정형외과는 가봤냐면서, 거기부터 갔다 오시지 그랬냐고 하시며초음파를 봤습니다.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더라구요.
저는 진료실을 나오면서 \"아싸~~\"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고, 신랑은 \"으이그~~\"하면서얼굴을 찌뿌리대요.
힘겹게 두번째 들른 정형외과.. 임산부라 검사도 약도 주사도 어렵고 할 수 있는 것은 찜질과 물리치료 운동(마사지) 밖에 없다더라구요. 검사를 해봐야 디스크인지 담인지 알수 있는데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요. 집에 와서 꼼짝없이 또 다시 드러누워있었습니다.
신랑은 다음날도 조퇴를 하고 와서 저를 병원에 데리고 가서 물리치료를 받게 했습니다.
물론 집 화장실에 갈때도 항상 일으켜주고, 찜질팩이 식을라하면 데워오고...땡기는 다리도 조물조물 연신 주물러줬습니다.
출근하기 전에는 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과 손,발을 닦아주고, 베겟머리위에 마실 물과 먹을거리를 놔두고 갑니다. 퇴근해서 돌아올 땐, 김밥, 샌드위치, 분식류등을 포장해서 오구요.
그렇게 5일째.. 45도 였던 허리가 지금은 10도 정도 보기 흉하지는 않을 정도로 많이 돌아왔습니다. 한번씩 주저 앉을까봐 밖에 혼자 나가는 건 아직까지 무리가 있지만, 집에서 어느 정도는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 제 신랑 덕분이죠.
그런데...너~무 미안한건 제가 워낙 기대고 움켜잡고 하다보니 신랑 어깨와 팔에 근육통이 온 것 같아요. 제가 다 나으면 신랑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야하는게 아닌가 걱정됩니다. 게다가 회사사람들이 얼마나 욕했을까 싶기도 하구요.
한 날은 어머니께서 전화로 \"집에만 콕 박혀 있지말고, 햇볕도 쐬고..임신했다고 가만히만 있는 것도 좋은 거아냐.. 이번 주말에는 오냐? 맛있는 거 사줄테니 정서방이랑 같이와~\" 말씀하시는데, 차마 이런 모습 보여드리기 죄송스러워 핑계대고 가질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어머니 생신이 며칠 남지 않았더라구요. 주말 이후로는 일이 많아서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전화를 하셨다네요.
그렇다고 이런 모습 보여드리기도 싫고... 바쁘실 때라도 어머니 생신때까지 맞춰선 건강한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아무래도 나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픈 건 처음이었지만, 삶의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요.
아파보니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 얼마나 고맙고 따스한지 느낄 수 있었고, 또 한편으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프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청곡 : 케이윌 - love blossom
사연이 당첨된다면 남편을 위한 선물이었으면^^ 좋겠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