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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데 물막이판 설치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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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남효주
hyoju3333@tbc.co.kr
2023년 07월 03일

[앵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 포항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민 7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사건, 기억하십니까?

빗물이 지하 주차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참변을 당했었죠.

정부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전국의 아파트에 물막이판 설치 공사를 하고 있는데 설치율이 29%에 그쳐, 장마 속에 걱정입니다.

남효주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기자]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입니다.

50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신천 물줄기가 흐르고 있어, 집중호우로 신천이 범람할 경우 침수 피해가 우려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차장 앞에 물막이용 모래주머니를 준비해 놓은 이 아파트는 최근 수성구청에 물막이판 설치 대상지로 선정됐습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같은 참변을 막기 위해섭니다.

[임수찬/ ㅇㅇ아파트 관리소장]
"저희들이 어쨌든 강변 인근에 있기 때문에 설치할 필요성도 충분하고 마침 수성구청에서 전액 지원 사업으로 설치를 해준다고 하니까 주민들은 100% 찬성하죠."

물막이판 설치 공사에 걸리는 시간은 하루 정도에 불과하지만, 장마가 시작된 지금 기둥 공사만 끝냈을 뿐입니다.

당초 구청이 안내했던 기한인 6월 말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 2~3일이지만 여전히 설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겁니다.

수성구는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송창경 / 대구 수성구 자연재난팀장]
“전국적으로, 일괄적으로 발주하다 보니까 자재 수급이 원활치 못하여 공사가 좀 지연되는 부분이 있으나 최근에 자재수급이 완료돼서 7월 중순쯤 되면 공사가 완료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마가 벌써 시작됐지만 이렇게 자재수급 어려움으로 설치가 지연되는 아파트가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대구와 경북의 물막이판 설치 대상 아파트 단지는 모두 58곳.

이 가운데 지금까지 설치가 완료된 곳은 고작 17곳으로 3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기록적인 폭우가 예고된 만큼, 물막이판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지역별로 기간을 정해서 물량을 발주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또한 물막이판이 바로 제작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모래주머니를 비치할 수 있도록 응급조치하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간단한 설치만으로 침수 피해 가능성을 크게 줄여주는 물막이판.

지난해 태풍 힌남노 때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행정당국에서 물막이판 설치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TBC 남효주입니다.(영상취재 - 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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