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무척 담고 싶은 봄날

  •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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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7 16:39
사진촬영을 취미로 삼은 지가 벌써 10년이 다 된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혼자 여행을 다니는 습관도 덩달아 생겼어요. 그런데 놀라운 것은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 많다는 사실입니다. 크고 화려한 풍경보다는 작지만 소박한 풍경들이 점점 마음에 와 닿게 되고, 그 풍경들로부터 오래 전에 잃어 버렸던 아늑한 감정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저는 여행을 참 좋아합니다.
며칠 전 몽골에 있는 ‘웃는 돌’이라는 친구가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한나라에 한 달씩만 여행을 다녀도 전 세계를 다 돌아다니려면 20년이 걸린다는 내용이었어요. 물론 한나라를 한 달 만에 모두 돌아 볼 수는 없겠지만 세계가 220여 개국 정도니까 거의 20년이 됩니다.
멀리 볼 것 없이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특별시와 특별자치시 각 1개, 광역시 6개, 8개 도, 74개 시, 89개 군, 88개 구, 203개 읍, 1,213개 면, 2,096개 동이 있습니다. 한 개 동네에 하루씩만 가본다고 하더라도 5년 9개월이 걸립니다. 그 동네 하나하나 마다 살고 있는 사람들과 마을의 풍경들을 눈과 마음에 담고 오기에는 하루라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을 것 같아요. 아직 가볼 곳이 이 땅에 이렇게나 많은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사무실과 집만 오가는 중입니다. 모두 같은 마음이겠지만 하루 빨리 코로나를 이겨내서 따뜻한 봄날의 풍경을 카메라 렌즈에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근질근질한 마음을 달래 줄 노래로 선곡해 보았습니다.

김동률 – 출발
이상은 – 비밀의 화원
박혜경 -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