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에 이게 뭐고?

  • 전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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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4-06 17:20
작년부터 일년에 한번 여고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거제도, 안동,  부산, 영천, 대구 이렇게 흩어져 있어 자주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올해 제가 있는 여기  대구에서 오늘 만나서 근처에 있는 대구 수목원에 가서 돌아보고 수다도 떨고 준비해가 음식도 먹고 멀리 있는 친구들을 위해 일찍 저녁을 먹기로 하고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갔습니다.

대나무 밥에 낙지 탕을 시키자, 반찬이 나왔는데 브러콜리가 색깔이  좀 아니더군요. 그래도 그걸 한 개 집어서 입으로 가져가던 친구가
“이거 상했다 냄새 났다 야”
진짜 코에 가까이 대니 상한 냄새가 나서 종업원에게 이야기 했더니
“죄송합니다 다시 올리겠습니다.” 하고 가져 갔는데 나머지 반찬들도 보니 싱싱한 것이 없고 시들해 보였습니다.
특히 어린이 집에서 주방 선생님으로 일 하고 있는 경화는 젓가락으로 이것 저것 먹어보더니 “이 걸 음식이라고 내 놓나” 그러는 겁니다.
대나무 밥이 나와, 대나무 통에 종이로 뚜껑을 덮어져 있길래 밤이랑 콩, 흑미도 있었는데 너무 큰 콩 같은 것이 있어 이렇게  큰 콩도 있나 하고 수저로 건졌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뭐 꼬? 야들아 이게 뭐 꼬 ? 압력 밥솥 뚜껑 아이가”
내 말에 친구들 다 쳐다보고 “그게  왜 거기 들어있노?”
그러면서 야단들 이였습니다. 압력밥솥에 끓으면 소리내면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뚜껑이 제 밥 안에 있다니  정말 황당한 노릇입니다. 종업원에게 이야기 했더니
“안 그래도 그게 어디 있나 하나 찾았는데 거기 있네요. 죄송합니다.”
하면서 밥을 통째로 가져가서 다른 밥을 가져 왔는데 밥이 꼬들꼬들하지 않고 너무  질었습니다. 아마도 뚜껑 없는 밥솥으로 그냥 한 걸로 생각됩니다. 몇 년 전에 제가 와보고 맛있어서 친구들을 데리고 왔는데  반찬부터 밥까지 너무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낙지 탕이  왔는데 휴대용 가스렌즈에 올려놓고 불을 켜고 종업원이 갔습니다. 곁에 있던 친구들이
“야, 이 식당 안 되겠다. 쑥갓하고 버섯이 맛이  갔다 갔어. 누리끼리 한 게 도저히 안되겠다. 지금 그냥 나가자 ”그러면서 일어서길래
“좀 만 참아라, 기분 좋게 와서 기분 다 베리겠다. “
간신히  달래고 종업원에게 낙지 탕을 못 먹겠다고 가져 가라고 했더니   가져 가고는 다른 재료로 다시 가져 와서 가스렌지 위에 올려  놓고 불을 켜길래
친구들이 안 먹는 다면서 억지로 불을 껐습니다.
정말 상을 엎어 버리고 싶었는데 저보다도 친구들이 그냥 나가자고 자꾸 하길래 간신히 먹고 나오면서 계산을 하는데 낙지 탕 값까지 다 계산이 되어 있길래
“낙지 탕은 먹지 않았는데 왜 계산 한 거죠?”
그랬더니 종업원이 주방으로 달려갔다 오더니  낙지 탕 값은 빼 주더군요.
우리 동네 식당인데 친구들 한데  미안하기도 하고 정말 오랜만에 만나 기분 좋았는데 헤어지는 마당에 기분이 다운 되어 버렸습니다. 광역시에서 이런 식당이 있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아울려 친구들에게  맛있는 먹여서 보내고 싶었는데 친구들 경화, 순자, 미자, 경화, 무연, 영희야 미안해
내년에  영천에서 다시 만나 맛있는 거 먹자 알았지?